세계 물류 동맥인 홍해를 둘러싼 긴장이 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중국의 설, 2월 10~17일) 연휴를 앞두고 중국 기업들의 수출 상품 출하에 비상이 걸렸다. 가뜩이나 침체된 중국의 수출 시장에 추가적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해 사태로 인해 중국과 유럽 간 운임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며 "가뜩이나 둔화된 중국의 수출 성장세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중국 수출 기업들은 공장이 문을 닫는 춘제 연휴를 앞두고 수출 상품 출하를 크게 늘린다. 그러나 최근 홍해 사태로 해상 운임이 크게 뛴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철도 운송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어 공급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해상 운송의 대안으로 철도·항공 운송이 고려되지만 수출 물량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글로벌 신용보험사 알리안츠 트레이드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세계 물동량(유럽연합 제외) 중 해운이 차지하는 비중은 75%에 달한다. 철도와 항공 운송 비중은 각각 3.4%, 0.4%에 불과하다. 더욱이 중국과 유럽을 잇는 철도는 러시아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전쟁 위험으로부터 완전히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
알리안츠무역의 프랑수아즈 황 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다른 대안들은 해상으로 운송되는 상품의 양을 감당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팬데믹 기간 동안 철도를 이용한 화물 운송이 크게 성장하면서 운송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철도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위험에 처해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해상 운임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인 가운데 중국 기업들의 수출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SCMP는 전문가를 인용해 "지금으로써는 운송 비용 증가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위기가 계속 고조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수출품) 공급에 더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