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현재 81개 대학과 업무협약을 맺어 모바일 앱인 헤이영캠퍼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신한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두고 있는 대학의 수보다 배로 많은 숫자다. 헤이영캠퍼스는 신한은행이 지난 2022년 2월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내놓은 대학생 전용 모바일 서비스로, 이른바 '금융 에브리타임'으로 불린다.
에브리타임은 대학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국내 최대 커뮤니티 플랫폼인데, 헤이영캠퍼스도 학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헤이영캠퍼스는 커뮤니티 기능과 함께 △모바일학생증 △건물출입 △전자출결 △성적·시간표·등록금 등 학사관리 △주요 학사 공지 푸시 알림서비스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과거엔 이런 기능들이 모두 흩어져 있었지만, 이제는 하나의 앱으로 관리가 가능한 것이다. 대학생 B씨는 "은행에서도 학사 앱을 만드는 것이 신기하다"면서 "전자출결 이외에도 서비스 품질이 꽤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헤이영캠퍼스를 도입하면 경쟁력 있는 학사 행정 앱을 구축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자체 앱을 만들지 않아도 되는 만큼 비용 절감 역시 가능하다. 신한은행도 한국 경제 활동의 주축이 될 MZ세대 공략을 위해 헤이영캠퍼스 서비스 확대 또한 투자로 인식하고 있다. 더 나아가서는 신한은행의 금융서비스 기능도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예컨대 학생증으로 식권을 결제하면 신한은행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식이다.
현재까지 은행권에선 헤이영캠퍼스와 비교할 만한 서비스를 찾아보기 어렵다. KB국민은행은 메타버스 기반 사업인 '리브캠퍼스'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연세페이'(연세대)·'호전'(고려대) 등 전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간편결제와 같이 일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자 헤이영캠퍼스를 경계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헤이영캠퍼스처럼 전국 81개 대학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은 없기 때문이다. 헤이영캠퍼스의 긍정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생들이 향후 주거래 은행을 옮길 가능성이 있는 점도 다른 은행들이 긴장하는 이유다.
실제 신한은행이 아닌 주거래은행들은 헤이영캠퍼스 도입과 관련해 관계 대학 측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7월 광주은행은 50년 동안 관계를 이어 온 조선대와의 주거래은행 제휴를 신한은행에 내줬다. 헤이영캠퍼스 서비스가 관계 전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사업 추진 방향으로 대학생활 편의 기능을 충실히 제공해 업무협약 대학을 계속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올해 모바일 학생증, 전자출결 등 필수 기능을 고도화할 것"이라면서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스쿨버스 예약 기능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도 내놓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