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절벽' 속 대형·소형 매매가 격차는 확대...왜?

2024-01-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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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밀집 지역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고금리 충격과 경기 위축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가격의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 평형 아파트와 소형 평형 아파트의 가격 격차가 심화하고 있다. 대형 평형은 공급량이 적은 데다 수요층이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나 금리 등의 영향을 적게 받는 만큼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는 반면, 대출을 끼고 매수하는 비중이 높은 중소형 평수는 자금 부담이 커지면서 수요가 줄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월간 아파트 전용면적별 매매가격지수는 대형 평형(전용 135㎡ 초과)의 경우 101.4를 기록했다. 작년 6월(99.377) 반등한 이후 6개월 연속 상승세로, 2022년 8월(102.3) 최고점을 기록한 뒤 하락세를 나타내다가 회복하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소형 평형(전용 60㎡ 미만) 매매가격지수는 지난달 86.87로 2개월 연속 하락했다. 또한 중소형(전용 60~85㎡) 90.5, 중형(85~102㎡) 93.4, 중대형(102~135㎡) 94.0 등으로 평수가 작을수록 시세 하락 폭이 큰 경향을 보였다.

세부적으로 보면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대형 평형의 매매가격지수는 총 0.54% 상승했지만, 소형 평형은 5.90% 하락했다. 같은 기간 중대형은 3.05%, 중형은 2.91%, 중소형은 4.15% 하락을 기록했다. 대형평형을 제외하곤 모두 집값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유독 소형의 집값 부침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거래량을 보면 대형 평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 증가는 더 명확하다.

한국부동산원 통계 분석 결과 지난해 1월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량 중 소형 거래량 비중은 55.2%였지만, 지난해 11월에는 46.4% 수준으로 하락했다. 반면 대형 거래량 비중은 이 기간 3.4%에서 5.2%로 상승했다.

실제로 최근 서울 집값이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 평형의 집값은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 전용 124㎡는 지난해 11월 49억9998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실거래가 47억2000만원보다 2억여원 오른 가격이다. 양천구 목동신시가지1단지 전용 154㎡형 역시 지난해 10월 29억원에 손바뀜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반면 노원구 상계동 '노원 센트럴푸르지오' 전용 59㎡는 최근 7억6700만원에 거래됐다. 59㎡ 매물가격은 지난해 8월 기준 7억원 후반대까지 반등했다가 다시 7억6000만~7억7000만원대로 내려앉으며 상승세가 멈췄다. 노원구 상계주공14단지 전용 45㎡는 지난달 3억9500만원에 거래되며 10월 4억원 대비 소폭 내렸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면적대별 시세 차이는 금리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평형은 공급량이 적고, 실수요층 역시 소형평형 수요자보다 상대적으로 경제력을 갖춘 경우가 많아 집값 방어가 용이하다는 분석이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금리가 오르면 대부분 대출을 끼고 사는 중소형 평형은 매수자의 부담이 커지며 수요가 빠르게 감소한다"며 "반면 대형 평형의 경우 수요자들의 자금력이 풍부해 금리 등 거시경제 흐름에 영향을 덜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대형 평형은 물건이 많지 않아 가격 방어는 물론 가격 회복 속도가 더 빠르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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