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지난 20일 오전 0시 20분 달 표면에 착륙한 달 탐사선 '슬림'(SLIM)의 전력이 오전 3시쯤 끊겼다고 밝혔다. 이에 슬림의 달 표면에서 활동 시간은 두 시간 반가량에 그치고 말았다.
다만 JAXA는 착륙에 관한 데이터는 얻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달 상공 15㎞에서 강하를 시작해 맹렬한 속도를 급격히 줄여야 하는 '마(魔)의 20분'을 잘 넘긴 것처럼 보였던 슬림은 착륙 후 지구와 통신은 되지만 태양전지로 발전이 되지 않는 사실이 확인됐다.
애초 슬림은 달에 착륙한 뒤 태양전지로 발전해 특수 카메라로 달 표면 암석에 포함된 광물 종류 등을 조사할 예정이었지만 태양전지가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않으면서 '배터리 모드'로 전환해 며칠 동안 운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불과 단 두 시간 반 만에 멈추고 만 것이다.
이에 교도는 "슬림이 배터리가 떨어지기 전에 착륙 목표 100m 이내에 내리는 '핀포인트 착륙'과 관련해 취득한 데이터를 지구에 보내는 작업을 우선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이번에 착륙 지점 오차를 기존 수 ㎞ 이상에서 100m 이내로 대폭 줄인 핀포인트 착륙에 도전해 주목받은 바 있다. 현재까지 핀포인트 착륙에는 성공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실제 성공 여부는 약 한 달 가량의 데이터 분석 과정을 거쳐 확인될 전망이다.
일본은 2024년 슬림을 달 표면에 연착륙시키면서 세계에서 5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가 됐지만 구니나카 히토시 JAXA 우주과학연구소장은 착륙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실제 달 표면 조사라는 임무에 차질을 빚게 된 점을 들어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신랄하게 얘기하자면 겨우 합격인 60점"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