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공천' 내세우던 한동훈 일부후보 '자객공천' 논란 우려

2024-01-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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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지역구에 김경율 깜짝 지목..."이길 수 있는 분 제시 노력"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왼쪽과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왼쪽)과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위원장은 17일 서울시당 신년인사회 참석으로 약 2주간의 전국 순회일정을 마무리했다. 이제 4월 총선 승리를 위해 전략과 공천 작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그는 국민의힘 최초 '시스템 공천'을 내세워 당내 분란을 막고 국민 지지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일부 후보자들을 이른바 '자객 공천'으로 전략공천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시스템 공천이 제대로 작동할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마포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을 '보수 험지' 서울 마포을 출마자로 깜짝 지목했다. 김 위원은 1969년 전남 해남 출생으로 1998년 공인회계사(CPA)에 합격한 직후부터 참여연대에 합류해 경제 민주화와 재벌 개혁 운동을 전개한 바 있다. 

한 위원장은 "마포을에는 개딸 민주주의, 운동권 특권정치, 이재명 사당(私黨)의 상징이자 얼굴인 정청래 의원이 있다"며 "김 회계사는 진영과 무관하게 공정과 정의를 위해서 평생 싸워왔다. 국민의힘의 김경율과 민주당의 정청래 (중) 누가 진짜인가"라고 당원들에게 물었다.

한 위원장은 전날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출마할 후보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소개한 바 있다. 민주당 핵심 지도부를 겨냥한 '자객 공천' 의도를 연일 드러낸 것이다.  

다만 이러한 전략 공천 계획은 '시스템 공천' 약속과 정면 충돌한다. 김성동 마포을 당협위원장 측은 한 위원장이 김 위원을 출마자로 지목하자 '낙하산 공천'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한 당협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처음 들었다. (지역구에서 노력한) 10년은 적은 세월이 아니다"라며 "아무런 상의, 통보 없이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도의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견딜 수 없는 굴욕"이라고도 했다. 

국민의힘이 바로 전날 발표한 시스템 공천제도는 올해 총선 공천 심사에서 교체지수에 따라 현역 의원 7명은 컷오프(공천 배제)하고, 18명은 감점을 줘 경선을 치르게 한다는 방침이 담겼다. 경선 반영 비율은 당원 50%, 일반 국민 50% 적용하던 방식에서 격전지에 한해 민심의 비율을 80%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의원에 대한 감점은 15% 부여했다. 컷오프는 정량 평가로 하위 10% 의원에게 적용하는데, 하위 10~30% 의원들에겐 20%의 감점을 부가한다. 3선 이상 의원의 경우 하위 평가를 받게 되면 최대 35%의 감점을 받아 경선을 통과하기 어렵다.

한 위원장이 전날 3선 의원 오찬 회동에 이어 이날 4선 이상 중진들과 만난 것도 이들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한 위원장은 중진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어떤 취지에서 과거에는 안 해오던 시스템 공천을 처음 실시하게 된 건지에 대해 설명드렸다"며 "그 취지에 대해 '굉장히 잘한 것이다'라는 대부분의 반응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물갈이가 쉬워졌다'는 평가에 "누가 나가느냐를 정하는 게 공천"이라면서 "이길 수 있는 분, 국민들께 설득 드릴 수 있는 분을 저희가 제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검핵관'(검찰 핵심 관계자)', '용핵관'(용산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 등을 위한 공천 학살이라는 야권 주장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는 얘기"라면서 "오히려 민주당 공천관리위를 보면 다 이재명 대표 관련자가 아닌가, 거기야말로 이 대표의 사당 공천을 하기 위한 공관위 같고, 우린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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