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와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작년 중국 시장 현대차·기아의 점유율은 2022년 1.7%에서 작년 1.4%로 줄어들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브랜드 국적별 점유율을 살펴보면 중국이 자국 기업을 중심으로 한 전기차 세제 혜택을 강화하면서 중국계 브랜드의 점유율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게다가 중저가 시장에서 중국 현지 업체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중국차 브랜드의 점유율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지난 2019년 34.1%의 점유율에서 매년 상승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1~11월 기준 55.8%를 기록했다.
이 같은 변화를 이끄는 건 현지 전기차 브랜드들이다. 지난해 폭스바겐은 중국 승용차 시장에서 전년 대비 0.1% 늘어난 240만대를 판매한 반면, BYD는 2022년 186만대에서 지난해 302만대를 팔아 중국 승용차 시장 1위를 꿰찼다. 지난해 1~11월 중국 로컬 브랜드의 중국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55.8%를 기록했으며, 특히 11월은 59.7%에 달했다.
중국은 지난해에만 연간 2193만대의 승용차가 판매된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이런 시장에서 해외 기업의 존재감은 쪼그라들고 있다. 독일계와 일본계 브랜드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각각 2019년 24.2%에서 22.7%에서 작년 1∼11월 18.7%, 14.5%로 떨어졌다.
현대차 사정도 다르지 않다. 중국 시장은 한때 현대차그룹의 최대 '캐시카우'였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보복이 본격화된 2017년부터 실적이 악화됐다. 코로나19 봉쇄령까지 겹치면서 연간 생산능력 30만대 규모인 충칭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작년부터 현지 전략모델과 프리미엄 모델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판매량 반등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올해 중국 시장을 겨냥한 전용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를, 기아는 EV9과 중국 전용 전기차 출시를 통해 중국 시장 활성화에 나선다는 목표다. 오는 3월 EV5 롱레인지 모델을 비롯해 EV9 등을 선보이며 중국 내 전동화 라인업 확대에 나선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가격 경쟁력만 앞서던 중국 토종 자동차 브랜드들이 전기차 전환기에 기술력까지 갖춰 가면서 현지에 불고 있는 ‘애국 소비’ 열풍의 주역이 되고 있다”며 “한국 업체를 비롯한 수입차 업체들은 결국 고급화 전략과 가성비 전략으로 활로를 찾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