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민주진보당 승리…증권가 "지정학 리스크 커졌다"

2024-01-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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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주 단기 주목 예상, 중장기 국내 증시 영향은 '부정적'

자료현대차증권 리포트
[자료=현대차증권 리포트]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반중 성향인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됐다. 증권가는 양안(중국과 대만) 간 갈등 격화로 지정학적 위험이 커질 수 있어 국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14일 삼성증권은 대만 총통 선거 직후 지정학 리스크 부각으로 방산업종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LIG넥스원,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 등 국내 방산 4사가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에 단기적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국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양안 관계에 긴장감이 고조될수록 외국인 투자자 수급이 대만, 중화권, 한국 순으로 부정적 흐름이 옮겨갈 것이라는 평가가 있기 때문이다.
 
김성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민진당 연임이 확정돼 국내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2022년 8월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이후 중국이 대만을 둘러싼 대규모 군사 훈련을 벌였는데 당시 아시아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한국 증시는 동아시아 국가 가운데 대만 증시와 상관관계가 가장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국 모두 신흥국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정치적으로 대립하는 국가가 있는 점 등 공통된 사항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대만 선거 결과가 미·중 관계와 더불어 주요 반도체 기업들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민진당이 집권을 유지하면서 미국 내 TSMC 위상이 더욱 공고해져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역시 견고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삼성전자에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장에서 TSMC 점유율은 무려 57.9%에 달했다. 2위인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2.4%다. 대만은 중국에 대한 TSMC 반도체 설비 투자를 줄이는 대신 미국 내 반도체 시절에 대한 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
 
김 연구원은 "민진당 정권은 미국과 관계 개선을 도모하기 위해 대중 수출 규제에 협조적이고 미국으로 반도체 시설을 유치하는 정책에도 긍정적이어서 삼성전자와 같은 국내 반도체 기업에는 나쁜 소식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안 관계가 대립하는 과정에서 미국 군사비 관련 재정 지출이 확대되면 인플레이션이 다시금 자극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은 미국 관점에서 한 걸음 떨어져 우방을 지원했으나 양안 관계는 다르다"며 "대만은 미래를 주도할 AI 혁신의 근간인 반도체 기술 거점이기에 미국이 군사비 관련 재정 지출을 확대하면 화폐 유통 속도 반등과 맞물려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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