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지 않는 한강 30대女 사건...전문가들 "타살 가능성" 이유는

서울 올림픽대교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한강공원 한복판에서 가슴 부근에 흉기에 찔린 채 발견된 30대 여성 A씨가 흉기를 직접 구매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타살 가능성에 관해 조심스레 언급했다.
 
형사사건 전문인 법무법인 지혁의 손수호 변호사는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경찰의 “타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결론에 대해 “납득이 가면서도 몇 가지 측면에서 타살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이동경로상 접촉자가 없었던 점 △사건 장소인 한강에서도 접촉자가 없었던 점 △방어흔(타인의 공격을 막으려 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 점 △스스로 흉기를 구입한 점을 들어 타살 가능성이 낮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손 변호사는 “극단적 선택이라고 보기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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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흉기가 가슴을 관통한 점 △주저흔(한 번에 치명상 만들지 못하고 수차례 자해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 점 △사인이 ‘과다출혈’로 나온 점 등을 고려할 때 타살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손 변호사는 “시신에 박힌 흉기는 가슴을 뚫고 끝부분이 등 뒤로 나와 있었다”며 “국과수는 ‘시신에 남은 자창의 위치는 약한 여성의 힘으로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했지만 그래도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극단적 선택을 실행할 때 본능적으로 주저하면서 몇 군데 흔적이 남는데, A씨에겐 아무런 흔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손 변호사는 “과다 출혈로 사망하기 직전 단계에 실족해서 물에 빠졌거나 스스로 물에 들어갔을 이론적 가능성, 과다 출혈로 사망한 다음에 어떤 일로 인해서 시신이 물로 굴러 들어갔을 가능성도 있지만 어떤 경우든 자연스럽지 않다”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역시 이날 언론을 통해 “경찰 발표를 종합하면 평범한 여성이 자기 자신을 찌르고 물에 들어갔거나 물에 들어간 다음 찔렀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양쪽 다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경찰의 종합적 설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6일 오후 8시 7분께 경찰과 소방당국은 서울 송파구 광나루 한강공원을 산책 중이던 한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당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A씨는 모자가 달린 티셔츠에 바지를 입은 채 가슴 부위에 흉기가 꽂혀 있었다. 사망 장소 주변에는 A씨 가방, 외투, 휴대전화가 있었다.
 
경찰은 A씨가 이날 오후 1시께 자택에서 나와 흉기를 구매한 뒤 스스로 한강공원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공원 도착부터 신고 접수까지 약 37분간 사건 발생 장소에 A씨 외에 방문자가 없어 보여 타살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봤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 8일 ‘가슴 왼쪽 자창(날카로운 것에 찔려 생긴 상처)에 의한 과다 출혈’이라는 구두 소견을 전했다. 경찰은 국과수 1차 소견을 참고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