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는 9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7년 전 나는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브랜드 중 하나와 파트너십을 맺게 되는 행운을 누렸다"고 적었다.
이어 우즈는 "그 이후의 나날들은 놀라운 순간들과 추억으로 가득 차 있다. 하나하나 되새겨 보면 영원히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필 나이트의 열정과 비전이 파트너십을 하나로 묶어줬다. 그동안 함께 즐겁게 일할 수 있었던 나이키 직원과 나이키를 입고 활동하는 선수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글 끝에 우즈는 "사람들은 또 다른 장이 있는지 물을 것이다. 물론 또 다른 장은 있다. LA(로스앤젤레스)에서 만나요"라고 했다.
우즈가 호스트를 맡고 있는 대회다. 우즈는 이 대회 출전이 유력하다.
AP통신은 우즈의 에이전트인 마크 스타인버그의 말을 인용해 "우즈가 새로운 계약을 준비 중이며 흥미로운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48세인 우즈는 20세였던 1996년 8월 프로로 전향했다. 당시 출전했던 대회는 그레이터 밀워키 오픈이다. 당시 우즈는 나이키(4000만 달러), 타이틀리스트(2000만 달러)와 후원 계약을 맺었다.
우즈는 데뷔 기자회견에서 나이키를 입고 역사적인 "Hello, World"를 외쳤다.
우즈는 나이키와 PGA 투어 최다승 타이기록(82승)을 세웠다. 메이저 대회 우승은 15승(마스터스 5승, PGA 챔피언십 4승, US 오픈·디 오픈 3승씩)이다.
이 사이 골프 의류로 시작한 나이키는 골프공과 클럽을 만들었다. 우즈는 나이키의 마케팅을 도왔다.
나이키의 골프 마케팅이 정점에 오른 것은 2005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마스터스다. 최종 4라운드 16번 홀, 우즈가 티샷한 공이 러프와 그린 에지 사이에 떨어졌다. 중계 화면은 나이키 공을 잡았다. 우즈는 깃대 좌측 높은 언덕을 노렸다. 언덕 위 한 지점에 도착한 공은 오른쪽 비탈을 따라 내려갔다. 공은 뱀처럼 구르더니 홀 앞에 멈췄다. 찰나의 순간 공은 나이키 로고를 보이며 홀 속으로 들어갔다.
일명 'The Shot'이다. 이렇게 우즈는 마스터스에서 우승했고, 나이키는 골프 마케팅 정점에 올랐다.
우즈와 나이키는 2001년, 2006년, 2013년 새 계약을 체결했다.
나이키가 골프 사업에서 손을 떼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6년부터다. 더 이상 골프공과 클럽을 만들지 않았다. 우즈는 브리지스톤(골프공), 테일러메이드(클럽)와 계약을 체결했다.
우즈는 2021년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팔로스 베르데스에서 차량 전복 사고를 당했다. 이후 크고 작은 수술과 재활을 반복했다.
이날 계약 종료로 우즈는 나이키와의 27년 동행을 마무리 지었다. 일각에서는 우즈가 테일러메이드와 의류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호주의 제이슨 데이도 나이키와 결별했다. 데이는 말본과 계약을 체결해 지난주 더 센트리(총상금 2000만 달러)에서 첫선을 보였다.
나이키는 최근 사업 발표회에서 향후 3년간 20억 달러(약 2조6000억원)를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그럼에도 남자골프 세계 순위(OWGR) 1위 미국의 스코티 셰플러, 2위 북아일랜드의 로리 매킬로이, 12위 김주형 등은 여전히 나이키를 입고 있다.
같은 날 나이키는 SNS에 우즈의 사진과 함께 "엄청난 라운드였어요, 타이거(It was a hell of a round, Tiger)"라는 말로 작별을 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