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입시 업체에서 주관하는 모의고사 문제와 비슷하다는 의혹이 제기된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문항에 대해 교육당국이 수사를 의뢰했다.
교육부는 2023학년도 수능 영어 영역 23번 문항이 한 대형 입시 업체 교재 지문과 비슷하게 출제된 배경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8일 밝혔다.
하지만 문제 출제 직후 입시 커뮤니티 등 중심으로 이 지문이 대형 입시학원에서 제공한 사설 모의고사 지문과 한 문장을 제외하고 동일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실제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수능 직후부터 닷새 동안 접수한 이의 신청 총 660여 건 중 100여 건이 23번 문항에 집중됐다. 이의 신청자들은 입시학원에서 제공한 사설 모의고사를 미리 풀어보고 해설 강의까지 들은 학생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평가원은 영어 23번 문항에 대한 이의 제기와 관련해 "문제와 정답 오류에 대한 이의 신청이 아니다"며 심사 대상으로 올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원은 "문항 유형이나 선택지 구성 등이 다르다"면서 지문이 겹친 건 '우연의 일치'라고 말했다.
다만 평가원은 수능 문제 출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강사들이 개별적으로 강의 시간에 제공한 문제는 확인이 어려워 검토를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지난해 '사교육 카르텔 신고 센터'에 똑같은 문제에 대한 의혹이 재차 나오자 수능이 끝난 지 8개월이 흐른 이후인 그해 7월에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감사원도 교육부와 평가원이 해당 논란을 인지했는데도 뒤늦게 조처한 이유에 대해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