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양날의 검 정치 유튜브, 올바른 사용법 고민할 때

2024-01-08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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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진영 정치사회부 기자
[사진=신진영 정치사회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칼에 찔렸는데 언론이 제대로 안 쓰고 있다." 
 
이 대표가 입원해 있는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한 지지자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 뿐만 아니라 자칭 '유튜버'를 포함한 다수의 지지자들은 지난 2일 병원을 찾은 기자들에게 공격적인 언행을 하고 울먹이며 "이 대표를 살려달라"고 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와 유튜버, 경찰이 뒤섞인 현장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총선을 100일 앞두고 벌어진 제1야당 대표의 피습 사건이기도 했지만, 강성지지층이 많은 정치인이 피습 당한 이유에서기도 했다. 이 대표는 '개딸(개혁의 딸)'로 대표되는 강성지지층을 갖고 있다. 그는 성남시장 때부터 '사이다 정치인'으로서 강성지지층을 구축했다. 비명(비이재명)계 정치인들이 '팬덤'이라 비판하는 이들이다. 
이들은 주로 유튜브를 통해 결집된다. 대선 때부터 이른바 '친명 유튜버'들은 실시간 방송에 열을 올렸다. 유튜버 A씨는 대선 기간 때 이 대표의 홍보 방송에 나와 정책을 평가하는 코너에서 "이재명이라면 무조건"이라는 말을 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문제는 이 방송에 현역 의원도 나와 그 무조건적인 옹호에 동조했다는 것이다. 

A씨가 이 대표의 정책에 무조건적인 옹호를 해도, 현역 의원인 그는 유권자들의 입맛에 맞는 분석을 했어야 했다. 그 순간 해당 방송은 대선 주자로서의 이재명을 홍보하는 게 아닌, 정치인 이재명 '사심 방송'이 됐다.  

물론 대선 주자로서 이재명을 홍보하는 방송도 있었다. 이 대표가 삼프로tv에 나와 주식에 많은 돈을 투자한 일화를 설명하면서 "이재명 테마주는 절대 사지마라"고 당부했다. 반면 윤석열 당시 대선주자는 경제 정책에 대한 이해가 없이 '정부가 잘하면 된다'고 주장할 뿐이었다. 이 대표에게 삼프로tv 출연은 성공적이었다. 

지금의 선거판에선 유튜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라고 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유튜브에 대한 파급력은 상당히 커졌다. 요즘 정치인들은 자기 이름을 건 유튜브 채널은 갖고 있다. 정치인의 소통창구가 된 것이다. 

그러나 그만큼 매력적인 유튜브는 위험한 존재이기도 하다. 지지자들을 쉽게 모을 수 있지만, 자칫하면 '팬덤'으로만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 3일 당대표 피습 사건으로 가짜뉴스를 막기 위한 당 차원의 대책기구를 만들기로 했다. 유튜브에서 '이재명의 자작극이다' 같은 음모론에 대처하겠다는 얘기다. 

총선을 앞두고 유튜브라는 소통 창구를 잘 사용하는 법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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