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지의 Chip Q] '부지 선정'만 1년 넘긴 AMAT R&D센터…투자 늦어지는 속사정

2024-01-0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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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내 '부지 선정' 작업 진행 中…미국, 인도 등 대규모 투자 이어져 韓 후순위로

세계 반도체 장비 1위 업체인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얼리얼즈(AMAT)의 한국 투자가 늦어지고 있다. 지난해 부지 선정까지 끝마칠 것이란 기대와 달리 다시 한번 해를 넘기게 됐다. 1년 넘게 답보 상태인 가운데 일각에서는 투자가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다만 한국 외에도 동시다발적 투자가 글로벌에서 이뤄지는 만큼 우선순위에 따라 늦춰졌다는 해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AMAT는 경기도 내 연구·개발(R&D)센터를 짓기 위해 다양한 부지를 후보군으로 올려두고 검토하고 있다. 당초 처음 R&D센터 투자 발표 당시 용인시가 유력하게 떠올랐지만, 구체적인 지역은 결정되지 않았다. 이러한 작업은 지난해 내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부지를 선정하지 못해 착공 역시 시작조차 못한 상태다.
 
앞서 AMAT가 한국에 사상 첫 R&D센터를 세우겠다고 나선 건 2022년 7월이었다. 산업통상자원부, 경기도와 함께 잠재적인 투자 관련 3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두 달이 지난 9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최종 R&D센터 신설 계획을 확정하고, 산업부에 외국인투자신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약 1년 3개월이 지났지만, 부지 선정도 하지 못한 것이다. 이미 2022년 9월 당시 함께 한국에 대한 반도체 투자를 발표했던 다른 기업들의 경우 이렇다 할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듀폰은 기존 한국에 있던 화성 R&D센터와 천안 제조시설의 증설을 작년부터 시작했다. 이에 향후 5년간 점진적으로 투자를 단행한다. 또 인테그리스는 지난달 경기도 안산에 있는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에 일종의 R&D센터인 ‘코리아 테크놀로지 센터’의 착공식을 열었다. AMAT의 투자가 비교적 늦어지고 있다고 보는 이유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투자의) 진척은 잘 되고 있지만, AMAT가 여러 건 투자를 진행하다 보니 우선순위를 정하는 문제가 있었다”며 “최적의 장소를 찾기 위한 고려 사항이 늘어나다 보니 시간이 걸린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AMAT는 한국 외 미국, 인도 등에서 동시다발적인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작년 5월에 미국 실리콘밸리에 향후 7년간 40억 달러(약 5조2140억원)를 들여 EPIC 센터를 세우기로 했다. 이는 R&D센터로 2026년 완공할 예정이다.
 
또 같은 해 6월 인도에 협업 엔지니어링 센터를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4년간 4억 달러(약 5213억원)가량을 투자한다. 두 프로젝트에만 6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소요되는 것이다. 이에 한국 투자 건이 우선순위에서 밀리며 진행 속도가 늦춰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일각에선 1년 넘게 투자에 진척이 없자 무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AMAT의 투자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변수가 없는 한 이르면 연내 착공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에 따르면 R&D센터에 대한 투자 규모가 기존 계획보다 확장된 점도 투자 지연의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AMAT 관계자는 “다각적인 측면에서 고려해 봐야 할 요인이 많아서 그런 걸로 알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EPIC 센터 사진AMAT
미국 내 세워질 어플라이드머티얼리얼즈(AMAT) EPIC 센터 모습 [사진=AM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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