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넷플릭스와 티빙·웨이브, 쿠팡플레이 등 3강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식 합병을 앞둔 티빙·웨이브는 각사 서비스 회원 수를 합치며 몸집을 키울 예정이다. 여기에 스포츠 중계로 탄탄한 고객 층을 확보 중인 쿠팡플레이까지 약진하면 OTT 시장 판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1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공개한 '2023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OTT 이용률은 넷플릭스가 35.7%로 1위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티빙(9.1%), 쿠팡플레이(6.3%), 웨이브(5.9%) 등 순이었다. 방통위가 지난해 6~8월 전국 4633가구에 거주하는 만 13세 이상 남녀 7055명을 방문 면접하는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다.
이용자 수 기준으로 보면 쿠팡플레이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티빙과 웨이브의 중복 가입자를 제외하면 양사 전체 월활성이용자(MAU)는 총 200만~300만명 증가하는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티빙과 웨이브의 국내 MAU는 각각 510만1821명, 422만9105명이었다. 같은 시기 쿠팡플레이 MAU는 527만3105명을 기록했다. 이는 티빙·웨이브(933만926명)에서 중복 가입자로 추정되는 인원을 뺀 수치와 큰 차이가 없다. 빅데이터 플랫폼 업체 아이지에이웍스가 자체 솔루션 모바일인덱스로 분석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업계는 쿠팡플레이의 약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OTT 3강 구도에서 특히 쿠팡플레이의 활약이 돋보일 거란 전망이다.
김용희 오픈루트 연구위원은 "티빙·웨이브는 합병 이후 규모의 불경제 발생으로 인해 투자를 할수록 더 손해를 보는 구조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어 "상대적으로 투자가 자유로운 쿠팡플레이가 조금만 투자 규모를 늘리더라도 (티빙·웨이브 대비) 성과는 더 높을 수 있다"면서 "스포츠 중계만 특화해도 그럴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TV에서 OTT를 시청하는 국내 인원 수도 늘어나는 추세인데, 이를 넷플릭스와 쿠팡플레이가 양분할 것으로 점쳐진다. 김 연구위원은 "대형 콘텐츠를 더 큰 화면에서 보려는 수요가 대거 발생하며 최근 TV OTT 이용자 수가 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화·드라마 등 콘텐츠를 다수 보유한 넷플릭스가 당분간 압도적인 수치를 유지하겠지만, 스포츠 중계를 필두로 한 쿠팡플레이도 치고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방통위 이번 조사에서 지난해 OTT 이용자의 사용 기기는 TV가 22.1%로 전년(16.2%)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은 86.3%으로 1위였지만, 전년(89.1%)과 비교해 소폭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