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올해 물가와 싸움 잘 마무리…부동산PF 등 금융불안 철저히 대비해야"

2024-01-01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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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신년사 통해 물가안정 중심 통화정책 언급…"경기-금융불안 균형" 강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1130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11.30[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올해 통화정책과 관련해 "올해에도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최근 수면 위로 떠오른 부동산PF발 금융불안과 관련해 "우리 사회 약한 고리로 신용위험이 확대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2024년 신년사를 통해 "주요국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되는 가운데 올해에는 국내 내부 여건에 큰 비중을 두고 정책을 결정할 여지가 커졌다"면서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경제상황은 물론 작년 정책운용 성과에 대한 최종 평가도 달라질 것"이라며 통화당국이 중대 기로에 서 있음을 언급했다. 
이 총재는 2024년 세계경제에 대해 "통화긴축 지속으로 성장세가 약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물가가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세계 교역 분절화, 중동·동유럽 등 지정학적 리스크, 주요국 선거에 따른 국제 정세 급변 등 불확실성이 높고 성장률 전망도 199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대내여건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국내 경제와 관련해서는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해 높이 평가하며 "수출 중심의 경기 회복세가 이어져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각각 2.1%, 2.3%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 총재는 "IT 제조업을 제외한 성장률은 1.7%에 그쳐 체감경기 개선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물가 역시 2%에 근접해 가겠지만 목표수준에 안착하는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해 고물가와 고금리에 따른 취약계층 어려움이 특히 염려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그는 올해 운영할 국내 통화정책에 대해 "국내외 경제여건 변화를 고려할 때 물가안정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면서도 경기회복과 금융안정에 필요한 최적의 정교한 정책조합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무엇보다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의 싸움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이 총재이 시각이다. 이 총재는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면서도 "반드시 물가안정을 이뤄내야 하고 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총재는 또한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를 시작으로 불길이 확산 중인 부동산PF발 금융불안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총재는 "국내에서도 부동산PF를 중심으로 일부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우리 경제의 약한 고리를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확대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함께 "유사시 금융시스템 내의 유동성 안전판 강화를 위해 한국은행 대출의 적격담보 범위를 금융기관이 보유한 대출채권까지 확대하기로 한 만큼, 세부 시행 방안 등 관련 제도를 조속히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정부 및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부동산PF의 질서있는 정리 방안을 마련하고 시행하는 과정에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총재는 보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한국의 경제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경제가 어려워질 때마다 재정 확대와 저금리에 기반한 부채 증대에 의존해 임기응변식으로 성장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눈 앞에 닥친 초고령화사회 진입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수요가 확대일로에 있고 급증한 가계부채 규모는 성장잠재력을 훼손하는 수준에 이르는 등 지속 성장을 저해하는 여러 요인이 상존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그는 "한은이 그간 물가에 대응하느라 충분히 살피지 못했던 여러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는 데 힘써야 한다"면서 △부동산 가격 급등과 최근 부동산PF 부실화의 원인과 제도적 보완책 △향후 디지털 시대 뱅크런에 대응한 규제 및 감독체계 평가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한은 유동성 지원 장치 개선 검토 등을 주요 이슈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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