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하저' 형식의 기대를 통한 접근보다는 냉철한 경기 인식을 통해서만 적절한 대응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국 경제가 장기 저성장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에 대한 성태윤 연세대 교수(대통령실 정책실장)의 냉철한 진단이다. 그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발맞춰 윤석열 정부 2기 경제팀을 이끌게 됐다.
성 교수는 올해 추세적인 저성장과 경기 사이클 하강이 함께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특히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제어되지 않은 상황에서 글로벌 경기 부진이 심화하는 가운데 중국 경제가 부진에 빠진 것이 가장 큰 경제 악재라고 우려했다.
정세은 충남대 교수도 "이미 한국 경제가 성숙한 만큼 예전처럼 성장률이 높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성장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기후 위기에 따른 에너지 전환 등 지속 가능한 저성장을 목표로 설정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경제 구조 개혁이 필수라는 진단도 나왔다. 개혁이 지연될수록 경제 정상화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정부에서 제시한 3대 구조 개혁이 충분한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며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예상인 만큼 구조 개혁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늦을 수 있다는 판단도 나왔다. 성 교수는 "물가가 충분히 안정되지 않아 금리를 인하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에 어려움이 있다"며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먼저 금리 인하에 나서는 건 위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성장률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출 전망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반도체는 회복세가 예상되나 경기 반전의 모멘텀이 될지 불투명한 반면 자동차와 조선 등은 수출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은 있다는 게 성 교수의 진단이다
소비와 투자 회복을 위한 규제 완화와 경영 환경 개선 요구도 많았다. 성 교수는 "소비 개선을 이루려면 물가 안정을 통해 국민들의 구매력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며 "투자 확대로 규제를 전면적으로 합리화하는 등 경쟁력 강화를 이뤄야 가능할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