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54% “내년 하반기 반등"··· 금리 인하·규제 완화, 상승 도화선될 듯
반면 침체 국면이 좀 더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침체 기간을 ‘내년 하반기까지’로 내다본 전문가가 16%에 달했고 '1년 이상'(8%), '2~3년 이상'(6%)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까지 합하면 침체 국면 장기화에 대한 의견도 30%에 이르렀다. 시장 불확실성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인 셈이다.
절반이 넘는 54%는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금리를 꼽았다. 현재 정점에 도달한 국내외 기준금리가 인하 국면에 접어들어야 시장 위축이 해소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2022년 2월까지 0.25%로 제로 금리에 가깝게 기준금리를 유지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해 7월까지 18개월 동안 금리를 5.25%포인트 인상했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수차례 인상하며 올해 1월 3.5%까지 올렸다.
내년 상반기 미국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국내 기준금리 하향 조정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현재 매수 관망세와 거래 부진에 따라 주택 가격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내년 시장·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인하된 이후 서울 아파트 저가 매수세가 붙는 등 상승세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아파트 입주 물량, 지방 늘고 서울은 절반 이상 줄어···가격 흐름 정반대
최대 변수로 금리보다 '정부 정책'과 '공급 물량'이 중요하다는 답변도 각각 14%와 6%로 집계됐다. 내년 공급 물량이 올해보다 크게 줄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임대 제외)은 총 30만6361가구로 올해 32만1252가구보다 4.6%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수도권 입주 물량은 전년 대비 18% 감소한 14만1533가구, 지방은 11% 증가한 16만4828가구로 예측됐다. 특히 서울 입주 물량은 올해 3만470가구보다 59% 줄어든 1만2334가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서울과 전국 집값 전망도 엇갈린 흐름을 나타냈다. 서울 집값 상승세를 예상한 전문가가 절반을 넘은 반면 전국 주택 가격은 약보합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응답자 중 20%가 ‘보합’에 무게를 뒀고 '1~3% 미만 하락'이 18%, '1~3% 미만 상승'이 16%로 뒤를 이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분양과 입주가 모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 총선을 앞두고 다양한 규제 완화 공약들이 나올 예정이며 경기 개선과 공급 축소 영향으로 부동산 등 실물 전이가 빨라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 금리 인하 등 변수가 확인된 이후 무주택자들이 서울 혹은 수도권에서 '내 집 마련'을 노려보기에 적절하다는 전문가 의견도 많았다. 내년 상반기 가격 하락 기간을 거쳐 저점 매수가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은 "특히 서울은 당연히 내 집 마련을 추천할 만하다"며 "지금부터 내년 상반기까지가 가장 가격이 저렴할 시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