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골라가 할당량에 반발하며 석유수출국기구(OPEC) 가입 16년 만에 탈퇴를 선언했다.
21일(현지시간) CNBC,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앙골라의 탈퇴로 세계 원유 시장에서 OPEC의 점유율은 소폭 줄어들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OPEC이 유가를 지탱하기 위해서 앙골라에 감산을 요구하면서 갈등은 불거졌다. 지난 3개월간 유가가 약 20%나 급락하자, 사우디는 기구 차원에서 적극 감산할 것을 밀어붙였다. 그러나 앙골라는 OPEC이 제시한 할당량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반발했다.
특히 지난 6월 OPEC이 아랍에미리트(UAE)에는 기존보다 높은 할당량을 허용하면서도 앙골라에는 감산을 강요하자, OPEC 지도부와 앙골라 간 충돌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11월에는 할당량을 두고 갈등이 확대되면서 OPEC+(플러스)는 각료회의를 4일이나 연기해야 했다.
과거 아프리카 최대 원유 생산국이었던 앙골라는 심해 유전 노후화로 인해 지난 8년간 하루 생산량이 약 40%나 감소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앙골라의 현재 하루 생산량은 약 114만 배럴에 그친다. OPEC이 11월에 앙골라에 부여한 할당량은 기존보다 20만 배럴 줄어든 하루 110만 배럴이다.
OPEC+는 지난 1년간 유가를 올리기 위해서 여러 차례 감산에 나섰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들이 미국 셰일 업계에 대한 투자로 이어지면서, 역효과를 낳는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최근 단기전망 보고서를 보면 올해 4분기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1326만 배럴로 예상된다. 이는 남미 산유국 베네수엘라의 하루 생산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앙골라의 탈퇴 소식이 전해진 뒤 국제 유가는 장중 배럴당 1달러 넘게 하락했으나 이후 손실분을 줄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근월물)은 33센트 내린 배럴당 73.89달러에 마감했다.
한편 카타르, 인도네시아, 에콰도르 등 여러 회원국은 최근 몇 년간 다양한 이유로 OPEC에서 탈퇴했다. 브라질은 내년 1월에 OPEC+에 가입할 예정이나, 그룹의 생산량 할당제에는 참여하지 않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