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전국 수석과 대구 재학생 수석이 모두 대구 수성구의 한 고교에서 나왔다. 이번 수능 전국 수석 이동건(19) 씨와 지역 재학생 수석 윤호준(18) 군은 경신고 졸업·재학생으로 둘 다 의학계열 지원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반적으로 대학진학성적이 우수한 학교와 학원들이 밀집한 이른바 ‘학군지’는 부모들의 선호가 몰리면서 집값이 비싸게 형성된다. 다만, 대구 수성구를 포함한 학군지 대부분이 올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학군지의 경우 이미 집값이 높게 형성돼 있어 하락기에 더 큰 낙폭을 보이기도 한다.
대구 수성구의 집값이 하락한 이유는 '물량 앞에 장사 없다'는 말로 설명이 된다. 2~3년 전부터 이어진 공급 폭탄에 입주물량이 쏟아졌고,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의 영향으로 매수세가 위축됐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대구에는 2020년 1월부터 올해 12월까지 약 8만5380가구가 입주했다. 매년 약 2만8000여 가구가 입주한 것인데, 이는 아실에서 내놓은 연도별 적정(입주)수요 1만1880건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3년간 수성구에는 1만4600가구(연도별 적정수요 2035가구)가 입주했다.
다만, 학군지인만큼 인근 지역과 비교할 때 집값은 비싸다. 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수성구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5억5225만원으로, 대구 평균 3억2576만원과 비교하면 70%가량 높다.
대구 수성구를 포함해 서울 강남구 대치동·양천구 목동, 부산 해운대구, 광주 남구 봉선동, 대전 서구 둔산동 등 또한 지역 내 유명 학군지다. 그러나 재건축 이슈가 더해진 대치동‧목동 등을 제외한 이들 학군지 또한 예전처럼 높은 가격상승률을 보이고 있지는 못하다.
부산 해운대구는 올해 들어 집값이 11.8% 떨어졌다. 부산에도 최근 3년간 9만6734가구 입주(연도별 적정수요 1만6477가구)가 이어졌다. 광주 남구와 대전 서구는 집값이 각각 4.8%, 4.3% 떨어졌다.
반면 강남구는 올해 1.0% 상승, 양천구는 0.3% 하락에 그쳤다. 올해 기준 집값이 떨어진 서울(-1.8%)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달리 학군지가 포함된 자치구는 하락장에서도 선방했다.
현장과 일부 전문가들은 학군지의 수요는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은 어느 시대라도 이어질 수 밖에 없으며 특히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불수능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다시 한번 ‘맹모(孟母)’들이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전국 수석 이동건 씨는 수성구에 있는 학교를 졸업했지만, 재수를 하며 대치동 학원가에서 공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수능 만점자 유리아 양(19) 또한 대치동에서 재수를 했다.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업자는 “최근 아이를 한 명만 낳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아이 교육에 더욱 신경을 쓰는 추세”라며 “수요가 꾸준한 학군지를 선택하는 것은 투자 측면에서도 나쁘지 않다”라고 말했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는 “불수능으로 강남구 등 전세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라며 “내년에 유망한 부동산 투자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