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배터리 형제'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시가총액 순위가 나란히 밀렸다. 두 회사 모두 업황 악화에 실적 부진이 예상되면서 주가가 올해 고점 대비 30% 넘게 떨어졌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의 시총은 35조1549억원이다. 지난해 말 42조3554억원에서 약 17% 감소했다. 시총 순위도 우선주를 제외하고 5위에서 9위까지 떨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SK하이닉스에 시총 순위 2위를 내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월 27일 상장과 동시에 코스피 시총 2위에 올랐다. 상장 첫날 시총은 118조1700억원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2거래일을 빼곤 2위 자리를 내내 지켰다.
그러나 최근 SK하이닉스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주가가 상승하면서 밀려났다. SK하이닉스의 시총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87%나 늘었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은 98조원대로 줄면서 100조원이 깨졌다.
LG 배터리 형제가 함께 주가가 약세인 건 업황이 좋지 못해 실적이 악화된 탓이다. LG화학의 석유화학 분야는 지난해부터 올해 2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이익 호조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4분기 실적은 컨센서스를 밑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10월 LG화학의 3분기 실적 발표 직후 증권사들은 일제히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리튬·니켈 등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재료 가격 하락에 전방산업의 수요 부진이 더해져 4분기 매출액과 이익이 모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4분기 컨센서스도 3개월 전과 비교해 낮아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매출액은 9조2597억원에서 8조5511억원, 영업이익은 8609억원에서 6384억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당분간 주가 상승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고객사 재고조정에 따라 전기차향 출하 감소와 스마트폰, 노트북 등 정보통신(IT) 기기향 출하도 예상보다 크게 부진하다"며 "2024~2025년 수익성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추가 하향된 후 투자심리가 회복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