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부터 투자계약증권을 통한 미술품 조각투자가 가능해진다. 부동산에 이은 두 번째 조각투자로 신종증권 시대 막이 올랐다. 게다가 거래소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으로 내년 상반기부터는 개인 간 장내 매매까지 가능해져 조각투자업계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열매컴퍼니가 발행하는 작품은 구사마 야요이 작가의 ‘펌킨(호박)’으로 12억3200만원에 발행됐다. 지난 15일 금융감독원에서 승인받은 해당 작품은 ‘1호 투자계약증권’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1인당 청약 한도는 3000만원이며, 주식과 달리 청약 증거금은 100% 전부를 넣어야 하며 중간 배당금은 없다. 투자한 돈은 펀드나 채권처럼 작품을 최종 매각한 뒤 처분 수익과 함께 받을 수 있다.
미술품이라는 특수한 상품인 만큼 매각 시기에 따라 3~5년간 돈이 묶일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공동사업 운영기간은 총 3년이며 3년 경과 후 투자자 총회 결의를 통해 1회에 한해 운영기간을 2년 연장할 수 있다.
투자계약증권은 투자 성향 '1등급 공격투자형'에 적합하다고 증권신고서에 명시돼 있다. 이 때문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낮은 환금성 대비 미술투자 시장에 따라 위험도는 높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 같은 지적은 내년 상반기 해소될 예정이다. 거래소가 금융위원회에서 신종증권 장내 시장 시범 개설에 대한 혁신금융서비스를 신규로 지정받으면서 내년 상반기부터 장내 매매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금융위원회는 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에 비정형적 신종증권(투자계약증권·비금전신탁수익증권) 시장을 개설하는 등 혁신금융서비스 10건을 신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으로 거래소 증권시장시스템을 활용한 매매거래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거래소는 조각투자 신종증권 상장 심사·승인, 매매거래 체결 업무를 맡고 증권사는 매매거래를 중개하게 된다.
투자자는 기존 증권사 계좌를 이용해 기준 주식 거래와 같은 방식으로 조각투자 신종증권 매매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해당 서비스는 내년 상반기 중 출시될 예정이다.
조각투자시장도 활성화될 것으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한 조각투자업계 관계자는 "조각 투자자들은 투자계약증권을 구매한 뒤 이를 주식처럼 사고팔거나 미술품 매각 시기까지 갖고 있을 수 있다"며 "유동성이 더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향후 유동성이 더 늘어난다면 10만원 단위 유통 물량이 1만원 단위로도 쪼개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열매컴퍼니, 테사, 서울옥션블루등 조각투자업체들은 유통시장 진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증권사들과 계좌를 연동하며 업무협약(MOU)을 꾸준히 맺어 왔다. 또 다른 조각투자업계 관계자도 "개인 간 매매를 생각하고 증권사와 MOU를 맺고 비싼 비용을 들여 증권사를 통해 계좌 개설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열매컴퍼니 외에도 서울옥션블루는 앤디 워홀의 달러사인, 투게더아트는 열매컴퍼니와 같은 작가인 구사마 야요이의 2002년 작품 ‘펌킨’으로 각각 신고서를 제출했다. 기재 정정 없이 증권신고서가 통과된다는 가정하에 서울옥션블루는 오는 20일, 투게더아트는 23일 각각 신고 효력이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