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아동·청소년의 '디지털 잊힐 권리' 실현을 목표로 시범 운영 중인 지우개서비스 현장을 찾아 개선 방향 등을 논의했다.
이정렬 개인정보위 사무처장은 12일 산업계·법조계·시민단체 등 전문가와 함께 지우개서비스를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는 서울 동작구 소재 티사이언티픽 사무실을 방문했다.
개인정보위와 전문가들은 실제 서비스가 이뤄지는 과정을 점검하고, 주요 신청 사례와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향후 사업의 발전 방향과 아동·청소년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확인 결과 지우개서비스를 이용하는 주된 사유는 △어릴 적 이용하던 계정을 분실했으나, 분실계정 복구수단 미설정 또는 휴대폰 번호 변경 등으로 분실계정을 찾을 수 없을 때 △댓글·답글이 달려 게시판 이용 정책상 삭제가 불가할 때 △이미 회원 탈퇴해 스스로 게시글을 지울 수 없을 때가 많았다.
이날 제3자가 올린 게시물 삭제가 어렵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가령 어린시절 부모·친구 등 제3자가 올린 게시물에 대한 삭제를 원하는 경우가 있는데, 지우개서비스는 본인이 작성한 게시물에 대해서만 삭제를 지원하고 있다.
이와 관련 개인정보위는 지우개서비스를 통해 제3자 게시물에 대한 삭제까지 지원하기 위해서는 관련 제도적 근거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고려한 제도 개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비스 신청인 대부분이 아동·청소년이라 서비스의 내용을 이해시키고 게시물 삭제를 위해 필요한 자료를 제출받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는 점도 확인했다. 개인정보위는 이에 대응해 내년부터 아동·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서비스 내용과 신청 방법에 대한 안내를 강화하는 한편, 제출 자료에 대한 예시를 보강해 더 원활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개선할 방침이다.
이 사무처장은 "이번 간담회를 통해 지우개서비스의 발전 방향뿐 아니라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 제도와 정책 전반의 발전 방향에 대한 여러 의견을 나눌 수 있어 뜻 깊었다"면서 "이날 논의된 의견들을 충분히 검토, 반영해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