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꿔야 산다! 새마을금고]③-1 심판론 vs 안정화...'깜깜이 선거'에 첫 직선제 '2파전' 양상

2023-12-13 05:00
  • 글자크기 설정

9명 출마했지만 사실상 2파전...'깜깜이 선거' 비판

공개토론회 열 수 있으나 '후보자 전원 동의' 필요

금고 이사장 "후보자 공약과 비전 알길 없다" 비판

김현수왼쪽 새마을금고중앙회 이사와 김인 중앙회 부회장
김현수(왼쪽) 새마을금고중앙회 이사와 김인 중앙회 부회장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첫 직선제 선거가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금품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차훈 전 중앙회장 심판론을 들고 나온 김현수 대구 더조은금고 이사장과 안정적 변화를 추구할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 부회장 활동이 두드러진다. 다만 유권자인 금고 이사장 사이에서는 후보자 등록 닷새가 지나도록 후보들 공약이나 비전을 찾아볼 수 없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새마을금고중앙회 등에 따르면 차기 새마을금고중앙회장 보궐선거는 오는 21일 오후 2시 충남 천안시 MG인재개발원 실내체육관에서 약 1시간 40분간 치러진다. 유권자인 금고이사장 1291명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투표에 앞서 낮 12시 30분부터 후보자 합동연설회가 진행된다. 후보자별 연설 시간은 5분이다.
 
이번 선거에는 총 9명이 출사표를 냈다. 기호순으로 △우기만 남원금고 이사장 △이현희 북경주금고 이사장 △이순수 안양남부금고 고문 △최천만 부평새마을금고 이사장 △송호선 MG신용정보 대표 △김인 서울 남대문충무로금고 이사장 △김현수 대구 더조은금고 이사장 △김경태 우리용인금고 이사장 △용화식 송정군자금고 이사장 등이다.
 
'박차훈 심판론' 김현수냐-'안정적 변화' 김인이냐···2파전 양상 
이번 선거는 사실상 '2파전'이라는 말이 나온다. 박 전 회장을 중심으로 김현수 이사장은 '대척점에 서 있는 인물'이며 김인 이사장은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등 두 사람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수 이사장은 '직전 회장 심판론', 김인 이사장은 '새마을금고 안정화' 성격이 강하다.

'50대 개혁파' 김현수 이사장은 새마을금고의 과감한 환골탈태를 주창하는 이른바 '미스터 쓴소리'로 불린다. 혁신안에도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전문경영인이 아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물이 새마을금고 수장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본지와 인터뷰하면서 "금고에서는 아우성을 치는데 거기에 기름을 부어버리는 꼴"이라며 "결혼하기 싫은데 결혼시키면 어떻게 되겠냐"고 반문했다.

'70대 노장'인 김인 이사장은 지난 8월부터 회장 직무대행을 수행하며 중앙회 내부 사정에 정통하고 업무 연속성 등 안정적 변화를 이룰 수 있다는 강점을 지녔다. 그는 혁신안에 공감할 가능성이 크다. 중앙회장 직무대행을 수행하면서 혁신위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안은 중앙회를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고 중앙회장 임기를 4년 단임제로 전환하는 것이 골자다.

이순수 고문은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인 '삼수생'이다. 2008년 안양남부새마을금고 이사장을 맡으면서 자산 1200억원대인 소규모 지역 금고를 2016년 총자산 2547억원인 건실한 대형 금고로 키워냈다. 최천만 이사장은 '지역 사랑'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사장 취임 후 직접 발로 뛰며 회원을 모집하고 크고 작은 동네 행사를 빠짐없이 찾아다니며 금고를 홍보했다.

송호선 대표는 '금융위기 해결사'다. IMF 금융위기 때 자금관리 업무를 총괄하면서 공적자금 투입 없이 자금 공급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한 이력이 있다. 우기만 이사장은 새마을금고를 위기에서 건져내기 위해 강도 높은 개혁을 예고했다. 이 밖에 이현희 이사장과 김경태 이사장, 용화식 이사장도 새마을금고 혁신과 쇄신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비전 어디 갔나···'깜깜이 선거' 비판 거세진다
새마을금고 안팎에서는 결국 '인지도가 높은 인물'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깜깜이 선거'이기 때문이다. 후보자 9명이 출마했지만 새마을금고 홈페이지 등 어디에서도 후보자 정책이나 공약을 찾아볼 수 없다. 지난 4월 새마을금고법이 개정되면서 '공개토론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했으나 '후보자 전원 동의'가 조건으로 달리면서 사실상 무용지물 조항이 됐다.

유권자인 금고 이사장들은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이나 금고 체질 개선, 혁신안에 대한 찬반 의견 등 후보자 구상이나 비전을 확인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한 금고 이사장은 "투표 직전에 1인당 5분씩 연설하는 걸로 어떻게 후보자의 비전을 아는가"라며 "알음알음 공약을 듣기에는 물리적 시간이 없다"고 토로했다.

또 역대 최다 후보자들이 출마 선언을 했기 때문에 유권자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 김성렬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위원회 위원장은 "첫 직선제 선거인 만큼 후보자들 역량이나 비전을 검증할 수 있는 시간과 자리가 있어야 하는데 없다는 것이 아쉬운 대목"이라며 "조건부 공개토론회 개최와 관련한 새마을금고법 조항 개정 필요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