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 등 모임이 잦은 연말연시를 맞아 주류와 닭고기 가격 등이 오름세다. 회식 대표 메뉴인 '치맥(치킨과 맥주)'과 '소맥(소주와 맥주를 섞은 술)' 등을 즐기는 게 부담스러운 분위기다.
10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전날 닭 육계 1㎏의 소비자가격은 5784원으로 전년(5400원)보다 7.1% 증가했다. 평년(5057원) 대비로도 14.4% 오른 수준이다.
또 지난 4일 전북 정읍시에서 포획된 야생 조류에서 AI 바이러스의 한 종류인 H5N6형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지난 2018년 3월 이후 국내 발생이 없다가 이번에 포착된 것이다.
동절기 조류 전염병이 확산할 경우 닭고기 가격이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가정 내 소비는 물론 치킨 등 가공 제품 물가도 들썩일 수밖에 없다. 일반 치킨 프랜차이즈의 후라이드 한 마리 가격은 2만원을 웃돈다. 서민들이 부담을 느낄 만한 수준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AI로 인해 수급에 영향을 줄 정도로 살처분이 발생한 상황은 아니다"면서 "육계 가격 상승은 인건비 등 관련 비용이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민층의 또 다른 기호 식품인 소주와 맥주 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을 보면 지난달 소주 소비자물가지수는 114.72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7%, 맥주는 112.45로 5.1% 올랐다.
소주와 맥주의 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 이후 9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상황이다. 4개월 연속 3%대를 기록 중인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웃돈다. 지난 4월 이후 0%대를 기록해 온 소주 물가 상승률은 지난달부터, 맥주는 10월부터 상승 폭이 커지는 양상이다.
주류 업체의 가격 인상이 직접적인 이유다. 카스와 한맥 등 맥주 브랜드를 판매하는 오비맥주는 지난 10월 11일부터 주요 제품의 공장 출고 가격을 평균 6.9% 인상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9일부터 대표 소주 상품인 참이슬 출고가를 6.95%, 테라와 켈리 등 맥주 제품 출고가를 6.8% 올렸다.
연말연시 송년회와 신년회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류 가격 인상은 회식비 상승을 초래해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통상 소주·맥주 출고가가 인상되면 음식점 판매 가격도 따라 오른다. 지난 3월 하락 전환했던 외식 부문의 소주·맥주 물가 상승률이 10월부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도 출고가 인상 여파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