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 시행된 노동조합 회계 공시 제도에 따라 조합원 1000명 이상인 노조 가운데 91%가 공시에 참여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하지만 기아차 등 일부 대기업 노조는 공시하지 않았다.
6일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노동조합 회계 공시 결과'에 따르면 공시 기간인 10월 1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조합원 1000명 이상인 노조와 산하 조직 739곳 중 675곳(91.3%)이 지난해 회계 결산 결과를 공시했다.
일부 대기업(금속노조 기아차지부 등), 건설업(미가맹 전국통합건설노조 등) 등 나머지 8.7%는 조직 내부 방침 등을 이유로 회계를 공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회계를 공시한 조합원 1000명 이상인 노조의 지난해 총수입은 8424억원으로 노조당 평균 12억5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수입 대부분은 조합비로 89.0%를 차지했고, 이자수익 등 기타 수입 8.2%, 수익사업 수입 1.5%, 보조금 수입 0.7%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수입이 가장 많은 노조는 민주노총 금속노조(595억원)로 파악됐다. 이어 금속노조 산하 현대차지부(228억원),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224억원), 민주노총 본조직(181억원), 민주노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153억원) 등 순이었다.
지출 총액은 8183억원으로 노조당 평균 지출은 12억1000만원이었다. 주요 지출 항목은 상급 단체의 하부 조직에 대한 교부금 1615억원(19.7%), 인건비 1506억원(18.4%), 상급단체 부과금 973억원(11.9%), 조직 사업비 701억원(8.6%), 교섭·쟁의 사업비 424억원(5.2%) 등이었다.
인건비 지출 규모와 비중이 높은 노조는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민주노총, 135억원, 45.2%), 전교조(민주노총, 85억원, 56.8%), 금융노조 우리은행지부(한국노총, 26억원, 54.3%) 등이었다.
일부 노조는 교섭·쟁의 사업비나 인건비 등 일부 공시 항목을 0원으로 기재했다. 한국노총 일부 하부 조직과 민주노총 등은 파업과 집회 등에 소요된 교섭·쟁의 사업비를, 금속노조 산하 일부 지역 지부 등은 인건비를 0원으로 기재했다.
고용부는 회계 공시에 오기·누락이 있으면 노조가 이를 보완하도록 오는 22일까지 시정 기간을 둘 방침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노동조합의 적극적인 참여로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이 한 단계 더 높아질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며 "이는 노동운동에 대한 조합원과 국민 신뢰를 높일 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으로 투명성이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