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새 경제 사령탑에 오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체감 물가 하락과 경제 반등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안이한 현실 인식이라는 비판이 따라붙는다.
최 후보자는 5일 첫 기자간담회에서 "물가가 빠르게 3%대로 회복했지만 유가와 농산물 가격 등이 체감 물가로 전이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그동안 혹독한 겨울을 보냈지만 (지금은) 봄을 맞이하는 추위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취임 후 1년 8개월간 윤석열 정부 경제팀 공과에 대해 "급박했던 경제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국가 위기를 극복했고 시장을 민간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정부와 민간의 역할을 재정립했다"면서 "공급망 위기 상황에서 '팀 코리아'의 세일즈 외교로 글로벌 영향력을 확장시켜 중동 빅3 국가에서 수주하는 등 성과를 나타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혹독한 겨울을 헤쳐나가고 있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잠재적 리스크는 남아 있다"며 "조만간 꽃이 필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주요 추진 과제에 대해서는 "꽃샘추위를 버티며 민생 안정에 주력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기 위한 '경제 역동성'도 높여야 한다"며 "끊임 없는 혁신을 일으키기 위해 규제 완화와 기술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기존 기조를 유지하되 시장에 따라 수급이 되는 것이 원칙적일 것"이라며 "법 개정을 못한 게 있는데 조금씩 보시면 정상화 과정이 아닐까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연금·노동·교육 등 각종 구조 개혁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에는 "윤석열 정부 정책 기조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역동적 경제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구조 개혁은 목표가 아니라 방법이다. 같은 목적을 갖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는 만큼 어떤 개혁이든 시간이 걸린다"고 해명했다.
그는 "구조 개혁 방향과 출발점은 잘 잡았다고 생각하지만 국회 입법 과정이나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생각보다 속도가 늦다고 할 수 있다"며 "상황과 여건이 갖춰지면 속도가 붙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 의식"이라고 덧붙였다.
내년도 예산안에서 큰 폭으로 깎인 연구개발(R&D) 예산이 복원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는 "R&D를 재편성해 보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지만 그 과정에서 소통 부족이 있었다"며 "과학기술계 염원을 담아 R&D 선정 방식도 사전적 규제를 줄이고 어떤 역량의 인재를 키울 수 있는지 여러 개혁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 역량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R&D 예산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겠다는 것이 윤 정부 의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