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하나은행도 H지수 ELS 판매 중단…5대 은행 모두 접었다

서울 시내에 설치된 주요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진=유대길 기자 [e-mail]]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홍콩H지수 편입 주가연계증권(ELS) 판매를 잠정 중단한다. 이에 따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은 모두 H지수 편입 ELS를 판매하지 않게 됐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하나은행은 오는 4일부터 H지수 편입 주가연계펀드(ELF)·주가연계신탁(ELT) 등 ELS 관련 상품을 팔지 않기로 했다. 앞서 NH농협은행도 H지수 ELS 중 원금 보장이 어려운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신한은행·우리은행은 지난해부터 관련 상품을 팔지 않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손실 가능성이 커진 H지수 편입 ELS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며 “다만 H지수를 제외한 다른 지수들은 박스권 흐름을 보이고 있어 H지수가 편입된 ELS 상품만 판매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도 “중국을 포함한 금융시장 전망, 타 금융기관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재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며 “판매를 잠정적으로 중단한 뒤 향후 판매 방향을 정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 농협금융 상반기 순익 1조7538억원 '역대 최대'
• 수십억 파생상품 투자자는 "금투세 환영"...금융투자업계 "부자 증세 아닌 감세 정책"

금융당국은 은행이 내부통제 등 체계를 잘 갖추면 ELS 판매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H지수가 고점 대비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 만큼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은행들은 H지수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내년 상반기 예상되는 손실 등이 불러올 사회적 파장 등을 고려해 우선 관련 상품 판매를 접는 것으로 풀이된다.

ELS는 기초 자산으로 삼은 주가지수에 따라 수익 구조가 결정되는 파생 상품이다. 2012년 1만2000 수준이던 H지수는 중국 경제 둔화와 미·중 분쟁 등의 영향으로 최근 6000 밑으로 떨어졌다. 내년까지 지수가 7000~8000 이상으로 반등하지 않으면 대규모 손실이 예상된다.

한편 금융당국은 H지수 ELS를 판매한 은행·증권사를 대상으로 불완전 판매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전수조사에 돌입했다. 5대 은행에서 판매된 H지수 연계 ELF·ELT 상품 중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규모는 지난 17일 기준 8조4100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