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엑스포, 그 후] 늘렸던 ODA 금액, 유치 불발에 R&D로?…예산시즌 돌발 변수

2023-11-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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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예산 2조원 증가…"줄일 가능성 적어" 관측도

가덕도신공항 등 부산 숙원사업 '속도조절' 가능성

29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시민회관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성공유치 시민 응원전에서 부산의 2030엑스포 유치가 무산되자 시민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9일 새벽 부산 동구 부산시민회관에서 열린 2030 세계박람회 성공 유치 시민 응원전에서 부산이 2030 엑스포 유치에 실패하자 시민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개최가 무산된 가운데 당분간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내년 예산안에서 큰 폭으로 늘어났던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에 대한 칼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엑스포 유치를 전제로 추진돼 온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 숙원 사업들도 지속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2조 늘린 ODA 예산···엑스포 탈락으로 삭감될 가능성

2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짜면서 ODA 관련 예산을 올해보다 2조원 늘린 6조5000억원으로 편성했다. 2030년까지 ODA 예산을 6조2000억원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앞당긴 것이다. 
예산이 증가한 표면적인 이유는 국격과 경제적 위상에 걸맞은 금액을 지원하겠다는 것이었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순위는 13위였지만 ODA 규모는 16위에 그쳤다.

다만 정부는 ODA 확대를 통해 부산 엑스포 지지세를 늘리겠다는 의지를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최종 경쟁 프레젠테이션에서 "여러분이 부산 엑스포의 노력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엑스포 개최지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로 결정됐다. BIE 총회에서 165개 회원국이 투표해 리야드는 119표를 얻었다. 부산은 29표, 이탈리아 로마는 17표에 그쳤다.

이에 대거 늘렸던 ODA 예산도 일부 삭감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회에서 예산 심사가 한창인 가운데 ODA 항목에서 덜어낸 금액이 연구개발(R&D) 부문으로 이전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내년도 예산안 중 R&D 관련은 25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6% 급감하면서 학계와 관련 업계, 정치권에서 논란이 거세진 바 있다. 

일각에서는 대외적으로 밝힌 ODA 예산을 깎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지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은 "우리나라 경제 규모와 국제사회 기대에 걸맞은 기여를 하겠다는 게 정부 의지"라며 "ODA 예산을 줄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ODA 예산 축소 여부에 대해 "(엑스포 유치 실패가) 이제 막 결정된 사안이라 상황을 더 살펴봐야 할 것 같다"며 "국회 논의가 남아 있는 만큼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울경 숙원 차질 빚나···주무 부처도 '곤혹'

엑스포 유치 기대에 편승해 속도를 내던 부울경 지역 현안 사업도 차질이 우려된다. 당장 2029년 12월 조기 개항을 목표로 하던 가덕도 신공항 건설은 속도 조절에 나설 공산이 크다. 

개최 예정지였던 부산항 북항 2단계 재개발 사업과 부산행 급행철도(BuTX) 사업, 부산신항과 김해 고속도로 등도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지역 내 걱정이 크다.

엑스포 지원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도 난감한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 역점 프로젝트가 좌초되면서 어떤 식으로든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올해 산업부 예산 중 부산 엑스포 유치 지원 명목으로 편성된 금액은 254억5000만원이다. 내년에는 해당 항목이 예산안에서 빠진다.

엑스포 유치위원회에 파견됐다가 내년 초 돌아올 인력에 대한 활용법도 미확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번에 복귀할지, 순차적으로 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파견 인력 중 과장급 이상도 상당수여서 향후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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