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대형 부동산기업 50곳을 추려 ‘화이트리스트’를 만들고 자금조달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비구이위안 등 유동성 위기로 ‘부실기업’ 꼬리표를 달게 된 기업들도 리스트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 경제가 ‘부동산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22일 중국 경제 매체 진룽제는 이번 화이트리스트에 비구이위안을 비롯한 스마오, 룽촹, 쉬후이 등 위기에 직면한 대형 부동산기업과 룽후 등 우량 기업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해 말부터 △대출 발행 강화 △채권 발행 및 자금조달 지원 △주식 발행 지원으로 구성된 이른바 ‘세 개의 화살’ 부동산 부양책을 시행 중인데, 이게 효과가 없자 지원 대상 기업 수를 대폭 확대한 화이트리스트를 내놨다는 평가다.
당국은 이와 함께 ‘세 가지 이상(以上)’이라고 불리는 부양책도 새롭게 내놨다. 구체적으로는 △각 은행의 자체 부동산 대출 증가율이 은행업계 평균보다 높아야 함 △민영 부동산기업에 대한 대출 증가율이 은행의 부동산 대출 증가율보다 높아야 함 △민영 부동산기업에 대한 개인 대출 증가율이 은행 자체 대출 증가율보다 높아야 함 등 금융기관에 요구되는 세가지 부동산 대출 조건을 말한다.
즉 부동산기업에 대한 대출, 특히 민영 부동산기업과 관련한 대출을 은행업계 평균 이상으로 늘리라는 취지다.
리나이차오 베이징주택부동산산업상공회 회장은 “현재 중국 부동산 시장은 자금난, 판매 부진, 재고 압박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어 기업의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할 뿐만 아니라 시장에 큰 불확실성을 가져온다”며 “이번 정책으로 자금 압박을 효과적으로 완화하고, 시장의 안정과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된 기업들에 대한 자금조달 지원은 내년 1월부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부실기업으로 전락한 기업들, 즉 지원이 가장 필요한 기업들은 오히려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리위자 광둥성 도시농촌계획원 주택정책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기업들의 부채는 단숨에 정리되기 어렵기 때문에 자금 조달이 자유로워져도 ‘빌린 돈으로 빌린 돈 메꾸기’밖에 될 수 없다”며 “수익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보장되지 않는 한 다시 악순환에 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화이트리스트 소식으로 부동산 관련주에는 오랜만에 훈풍이 불고있다. 전날 룽후(龙湖), 룽촹(融创), 스마오(世茂), 화샤싱푸(华夏幸福) 등은 상한가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