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국과 영국 경제계 주요 관계자들이 모여 한·영 FTA 개선 협상, 인프라 제3국 협력, 청정에너지 등 녹색투자, 글로벌 공급망 등 주요 현안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특히 차세대 국가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원전, 방산 분야에서 양국 간 업무협약(MOU)이 집중적으로 체결됐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영국 기업통상부와 공동으로 22일 오전(현지시간) 영국 런던 맨션하우스에서 '한·영 비즈니스 포럼'과 'MOU 체결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윤 대통령을 포함해 마이클 마이넬리 런던금융특구 시장, 케미 베이드녹 기업통상부 장관 등 양국 경제인과 정부 인사 200여 명이 참석했다.
영국에서는 르네 하스 ARM(암) CEO, 빌 윈터스 스탠다드차타드그룹 CEO, 제이컵 스타우숄름 Rio Tinto(리오틴토) CEO, 조너선 콜 Corio(코리오) CEO 등 영국 첨단산업·금융·방산·청정에너지 분야 대표 기업인 100여 명이 참석했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양국 수교 140주년을 맞아 마련된 자리가 양국 경제계가 앞으로 빛나는 또 다른 140년을 준비하기 위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글로벌 공급망, 첨단산업, 녹색산업 파트너십 강화 등 세 가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영국과 초일류 ICT, 첨단 기술력, 제조업 경쟁력이 높은 한국이 역량을 결합한다면 경제안보 시대 기술패권을 함께 주도할 수 있다"면서 "글로벌 기후변화 관련 어젠다를 선도하고, 재생에너지 분야 경쟁력이 높은 영국과 원전, 수소, 전기차 등 청정에너지 기술력을 갖춘 한국 간 녹색산업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문화·콘텐츠 강국인 한국과 영국이 협력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진행된 분과 세션에서는 양국 경제인들이 세 가지 주제로 의견을 공유했다. '인프라·에너지 제3국 협력'에서는 우크라이나 재건, 중동·베트남 건설프로젝트 등에서 양국이 협력하는 방안을, '녹색산업 투자'에서는 영국 내 청정에너지 산업 현황과 투자 협력 방안, ESG 허브로서 런던의 역할 등을 논의했다. '글로벌 공급망 협력 방안'에서는 양국 경제계 간 공급망 공동 관리 방안을 모색했다.
포럼에 앞서 진행된 'MOU 체결식'에서는 에너지, 원전, 신산업, 건설·플랜트, 방산, 금융, 바이오, 신기술 등에서 업무협약과 계약이 총 31건 이뤄졌다. 한국 기업 25개, 영국 기업 33개는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임석하에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특히 양국 간 협력 유망 분야로 꼽히는 청정에너지 분야에서는 MOU 5건이 체결됐다. GS칼텍스는 무라 테크놀로지(Mura Technology), KBR과 함께 폐플라스틱 열분해 공장 설계와 운영 최적화 협업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효성중공업은 영국 베르단트 비드코와 배터리저장장치(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원전 분야에서는 한국전력이 영국 에너지 기업들과 신규 대형원전 설계 협력에 대한 업무협약 등 MOU 8건을 체결했으며 방산 분야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 등이 업무협약 5건을 체결했다.
한편 이날 포럼 전 영국 경제사절단은 21일 저녁(현지시간)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에서 주최한 리셉션에도 참석했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집권 1년 차를 마무리한 수낵 총리는 균형적인 탄소중립 정책, 인플레이션 40% 감축 등 성과를 통해 영국에 꼭 필요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며 "양국 경제계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