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용에 대한 명시적 규정이나 확립된 관행이 없다면 정년 퇴직한 직원을 재고용하지 않았다고 이를 부당해고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부산에서 요양원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 재심 판정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중노위는 A씨에게 정년 이후 촉탁직 재고용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된다며 A씨의 구제 신청을 받아들였다. 그러자 요양원 측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내면서 "A씨가 정직 1개월 징계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어 재고용을 거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1·2심 법원은 "A씨를 비롯해 정년이 도래한 근로자 5명 중 2명이 촉탁직으로 재고용되는 등 관행이 있었다. A씨에 대한 징계는 타당한 거부 사유가 될 수 없다"며 A씨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은 "요양원 취업규칙에 '업무상 필요에 의해 정년 퇴직자를 계약직으로 재고용할 수 있다'고 적혀있는데 이는 재량을 부여한 것에 불과하고 재고용을 보장하는 취지는 아니다"라며 "5명 중 2명이 촉탁직으로 재고용된 것도 그에 대한 기대권을 인정할 만큼 확립된 관행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를 촉탁직 근로자로 재고용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존재하거나 원고의 사업장에 그에 준하는 정도의 재고용 관행이 확립되어 있었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A씨에게 재고용 기대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