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성과 있었으나…대만, 기술 제재 등 주요 현안 '제자리'

  • 글자크기 설정
사진UPI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UPI]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년 만에 얼굴을 마주한 가운데 군사 대화 재개 등 소기의 성과를 이루었다. 반면 대만 문제 등 주요 안건들에 있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한 가운데 양국 간 관계의 한계 역시 다시 한번 확인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BBC 등에 따르면 미·중 양국 정상은 이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의 피롤리 정원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한 가운데 소기의 목적을 이루었다고 자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나눴던 가장 건설적이고 생산적 논의 중 하나"였다며 "우리는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시 주석 역시 대화가 "이토록 순조로운 적이 없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특히 양국 정상은 미·중 관계가 대립과 충돌보다는 보다 건설적인 관계로 나아가야 하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에 △고위급 군사 대화 재개 △기후 협력 △마약(펜타닐) 퇴치 △인공지능(AI) 문제 협력 △정상 간 소통 유지 △민간 교류 확대 등에 합의했다. 

미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주요 목표였던 군사 대화를 재개하는 데 성공했다. 양국 간 군사 대화는 지난해 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완전히 중단된 상태였는데, 이는 남중국해 등에서 양국 간 의도치 않은 무력 충돌 우려를 높여 왔다.

또한 미국은 펜타닐 문제 대처에 있어서도 중국의 협력 약속을 이끌어 냈다. 미국은 작년 한 해에만 펜타닐로 인해 약 7만5000명이 사망하는 등 펜타닐이 중대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중국으로부터 유입되는 펜타닐 근절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협력 약속은 일단 미국에 긍정적 결과라는 평이다.

미·중 정상은 이외에도 기후 변화, AI 규제 등 양국의 입장이 일치하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향후 대처를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입장 차만 재확인
반면 양국 정상은 미국의 대 중국 반도체 제재, 대만 문제 등 주요 현안들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누었으나 이견을 좁히지는 못했다. 

시 주석은 “대만 문제는 항상 중·미 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사안”이라고 지적하며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뜻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주고, 대만 무장을 중단하고 중국의 평화통일을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미국이 수출통제, 투자 심사, 일방적 제재 등 중국을 겨냥한 조치들을 이어오면서 중국의 정당한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미국이 중국의 우려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일방적 제재를 해제하고, 중국 기업에 공평하고 공정하며 비차별적인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오랜 입장은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라는 원칙적 답변을 내놓으면서도, 내년 1월 대만 총선에서 중국이 대만의 선거 과정을 존중해 줄 것을 요청했다. 중국의 요청과는 달리 대만 문제에 계속 관여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또한 미국을 상대로 군사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을 중국에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며, 반도체 등과 관련해 중국을 겨냥한 기술 제재 조치를 그만둘 뜻이 없다는 것을 나타냈다. 
 
사진AFP
[사진=AFP]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을 여전히 독재자라고 생각하냐는 기자 질문에 "그렇다"며 "우리와는 완전히 다른 정부 형태를 기반으로 하는 공산주의 국가를 운영한다는 점에서 독재자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나아가 대만, 펜타닐 문제 등과 관련해 시 주석을 신뢰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과거 격언처럼 신뢰하되 검증해야 한다”고 답했다. 

결국 이번 회담은 소기의 성과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미·중 양국 간 관계 개선에 근본적 한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는 "바이든-시진핑 회담은 대화를 이어간다는 약속 외에는 별 진전이 없었다"며 "양국을 충돌의 국면으로 몰고 간 문제들에 있어서는 거의 진전이 없었다"고 평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