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은 가상 이동통신망사업자(MVNO)를 의미하지만, 알뜰폰이라는 애칭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동통신망사업자(MNO)의 네트워크를 빌려 이용자에게 자체 브랜드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데이터 3분의 1도 안쓰는데…비싼 통신비에 알뜰폰 요금제 고민
이동통신사 KT 요금제를 11년간 사용했던 김모씨(32세)는 휴대전화비가 너무 비싼 게 아닐까 고심하다 알뜰폰 요금제를 알아보고 있다. 김씨가 이용 중인 요금제는 KT의 '5G 심플 110기가바이트(GB)'로, 부가세 포함 월 요금은 6만9000원이다. 여기에 인터넷 결합으로 인터넷 이용 요금으로 매달 2만5000원을 내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넷플릭스 구독료를 제외하고, 김씨가 내는 월 통신비는 9만4000원이다.
김씨는 10만원에 육박하는 요금도 문제지만, 데이터 사용량이 더 고민이다. 월 110GB를 쓸 수 있지만 집과 직장에서는 공유 와이파이를 쓰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아무리 많이 써봤자 한 달에 20~30GB라, 헛돈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그렇다고 6~10GB를 주는 저가 요금제를 쓰기에는 또 애매하다는 입장이다.
민씨는 이통사에서 알뜰폰 요금으로 갈아타기를 잘했다고 자랑스레 말했다. 민씨는 알뜰폰 사업자 SK 세븐모바일의 롱텀에볼루션(LTE) 유심(11GB+ 통화맘껏)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다. 이 요금제는 월 3만4100원만 내면, LTE 데이터·음성·문자 전부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물론 데이터는 5세대(5G)도, 완전한 무제한도 아니다. 11GB를 다 쓰면 매일 2GB씩 제공되고, 이마저도 다 쓰고 나면 3G로 바뀐다. 하지만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느려서 불편한 적은 없다. 집에선 와이파이를 이용해 더더욱 그렇다.
민씨는 3년 전까지만 해도 월 6만원대 요금제를 이용했다. 물가는 오르는데 아내는 용돈을 올려줄 기미가 보이지 않자 고정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고심하던 민씨의 시선은 자연스레 알뜰폰으로 향했다. 민씨는 "요금제 차이와 기기 할부값, 이 할부에 붙는 이자까지 계산해보니 연간 100만원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을 알게 됐다"며 "마침 가지고 싶던 휴대폰을 구매한 뒤 알뜰폰 요금제로 갈아탔다"고 말했다. 이어 "고금리 시대라 기기값에 붙는 할부 이자도 무시할 수 없는 정도"라며 "전에 통신비로 지출했던 비용으로 현재는 통신비에 자동차 보험료까지 어느 정도 충당된다"고 말했다.
이통3사의 경우 5G와 LTE 저가 요금제 대다수 종류는 선택약정이나 자사를 통한 기기 구매 등 어떤 조건이 붙는다. 만약 이 조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요금제는 1만~2만원씩 늘어난다.
가입 까다롭고 민원서비스 부실…불편해도 메리트 있다?
불편한 점도 있다. 알뜰폰 가입자 1500만명 시대인데도, 많은 사람이 가입 방법을 잘 모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알뜰폰 요금제 가입 절차는 이통3사보다 쉽지 않다.
일단 알뜰폰으로 갈아타려면 인터넷을 이용해 스스로 개통하거나, 우체국에 가야 한다. 알뜰폰 비교 사이트인 '알뜰폰허브'에 17개 알뜰폰 통신사의 상품을 한곳에서 비교해 볼 수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간 이통사에서 안내받는 방식으로 가입했던 이용자에겐 그렇게 쉬운 절차가 아니다.
고객 서비스가 기존 이통사에 미치지 못할 거라는 우려도 있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알뜰폰 통신 민원 처리 개선에 관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알뜰폰 이용 때 우려되는 사항으로 '고객센터 연결 불편함'(39.6%)이 1순위에 꼽혔다.
이런 불편함에도 이용자들 만족도는 높다. 민씨는 3년 전 알뜰폰에 가입 당시 유심 구입 후 3일이나 기다렸다 개통했다. 하지만 현재는 데이터 속도 등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유심을 구입해 갈아끼는 방식으로 통신사를 바꾼다. 몇 년 이상 가입해야만 하는 이통3사와 달리 알뜰폰은 최소 1개월만 유지해도 되기 때문이다.
민씨는 "알뜰폰은 1~7개월 정도만 유지해도 할인해 주는 요금제가 다양하다"며 "이제는 유심을 사서 갈아 끼우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알뜰폰은 낭만과 존중 없이 그냥 떠나보내면 그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