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인해제된 구본무의 '롤렉스'와 '아와모리산 소주'...LG家 '쏜다'

2023-11-1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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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 품으로 돌아간 롤렉스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LG가 6-2로 승리한 뒤 구본무 LG 선대회장이 남긴 롤렉스 시계가 전시되고 있다 
    구 선대회장은 지난 1998년 이 시계를 구입해 우승하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에게 지급하라고 했다 이번에 최우수선수에 선정된 LG 주장 오지환이 해당 시계를 받게 됐다 2202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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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LG가 6-2로 승리한 뒤 구본무 LG 선대회장이 남긴 롤렉스 시계가 전시되고 있다. 구 선대회장은 지난 1998년 이 시계를 구입해 "우승하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에게 지급하라"고 했다. 이번에 최우수선수에 선정된 LG 주장 오지환이 해당 시계를 받게 됐다.[사진=연합뉴스]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KS) 정상에 오르면서 25년 이상 잠겨있던 LG그룹의 '유산'도 봉인 해제됐다. 고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이 1995년 우승을 다짐하며 함께 마시기로 했던 아와모리산 소주와 한국시리즈 MVP(최우수선수)에게 선물하려고 1998년부터 준비했던 롤렉스 시계가 그 주인공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그룹 금고에 25년간 보관됐던 이 시계는 롤렉스사의 단종된 금색 데이-데이트(day-date) 모델로 구본무 선대회장은 1994년 한국시리즈에서 두 번째 우승을 거둔 후 다음 우승을 기약하며 해외 출장길에서 이 시계를 구매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구입가는 4400여 만원에 이른 것으로 전해진다. 구 전 회장은 1998년 이 시계를 구매하며 "우승을 하면 MVP에게 시계(롤렉스)를 선물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롤렉스 중에서도 고가 모델로 꼽히는 데이-데이트는 시계 마니아들 사이에서 '품격을 담은 시계', '명사의 시계'로 불린다. 롤렉스의 또 다른 베스트셀러인 '서브마리너'가 다이버 워치의 대명사로 불리는 것과 대조적으로 출시 당시부터 기능성보다는 고급 워치로 승부해 인기를 끌었다. 1963년 11월 제 36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린든 베인스 존슨이 공식 석상에서 데이-데이트를 즐겨 착용하면서 '프레지던트'라는 별명도 붙었다. 지금 가격은 모델별로 상이하지만 평균 5000만~8000만원대다. 구 선대회장이 구입한 플래티넘(백금)과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모델은 1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이 시계는 이번 경기 MVP로 꼽힌 오지환 선수에게 돌아갔다. 시계 가격도 억대를 호가하지만 세금 부담도 만만치 않다. LG가 MVP에게 시계를 주면 시계를 받은 선수는 직접 증여세를 부담해야 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타인에게 무상으로 이전받은 재산은 증여세 과세 대상으로, 1억원 이하 구간은 10%, 1억~2억원 구간은 20%의 세율이 부과된다. 데이-데이트 중고(미개봉) 시세는 모델별로 다르지만 통상 새 제품의 70~80%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만 오 선수가 직접 증여세를 부담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 선수가 "(롤렉스)시계는 선대 회장님의 유품인 만큼 구광모(LG그룹) 회장님께 전달해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전시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LG가의 '야구사랑'은 남다르다. 야구에 진심인 구 선대회장의 우승 염원을 보여주는 또 다른 것은 오키나와산 아와모리 소주다. 구 선대회장은 1994년 우승 당시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장을 방문해 선수단과 아와모리 소주를 마시며 축배를 들었다. 구 선대회장은 1995년 시즌을 앞두고 "또 우승하면 이 소주로 축배를 들자"며 항아리에 담긴 아와모리 소주 세 통을 공수해왔으나 LG가 1994년 이후 우승과 연을 맺지 못하면서 소주는 29년간 봉인됐다. 이 술은 현재 LG챔피언스파크 숙소 사료실에 보관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 관계자는 "1995년 구입한 소주는 처음엔 세 통이었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증발해 몇 년 전 4L 항아리 한 통에 합쳐서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현재 4분의 3 정도 남아 있다고 하는데 마실 수 있는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LG 트윈스의 우승으로 LG 계열사들의 우승 기념 프로모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LG전자,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등 그룹 계열사들은 우승을 기념해 다양한 프로모션 행사를 기획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29년 만의 승리인 만큼 가전을 비롯해 전사적으로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고객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는 차원인 만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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