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P는 14일 '2024년 세계경제 전망'을 통해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2.8%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 5월 전망보다 0.2%포인트 낮춰 잡은 것이다. KIEP의 세계 경제 성장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지난 9월 예측치보다 0.1%포인트 높고 국제통화기금(IMF)의 지난달 예측치보다 0.1%포인트 낮다.
올해 세계경제는 3.0%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전망보다 0.4%포인트 상향한 것이다.
이시욱 KIEP 원장은 "상반기 금융불안 우려는 다행이 큰 파장 없이 진화됐지만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는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미국 경제가 세계 경제의 회복을 이끌고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5년 성장률 평균인 3.4%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성장세"라고 진단했다.
'당겨쓴 여력, 압박 받는 성장' 키워드 제시
KIEP는 이번 전망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당겨쓴 여력, 압박 받는 성장'을 제시했다. 특히 중국 경제가 중장기 저성장 경로에 진입했다고 우려했다. 리오프닝에 따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부동산 부문 부실과 내수 침체, 청년층 고용 약화 등 여러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만일 중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할 경우 생산·교역으로 밀접하게 엮인 동아시아 국가들이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급격하게 풀렸던 유동성 영향에 중국의 부동산 문제까지 맞물릴 경우 부채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도 큰 변수 중 하나다. 만일 이스라일과 하마스의 전쟁이 주변국으로 확산될 경우 유가 급등 가능성도 있다. KIEP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OPEC+의 감산 규모가 커지는 등 여파가 이어질 경우 국제 유가는 10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만일 중국 경제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경우 경제협력이 활발한 우리나라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고유가의 여파가 겹치면 지난 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예측한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2.2% 달성마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 원장은 "우리나라 개별 측면에서는 경제의 연관성이나 안보적 연관성이 큰 나라들과 공조하면 어느정도 커다란 태풍을 피해 가는데 하나의 방식이 될 수는 있을 것"이라며 "우리 스스로 선택지에 대한 고민과 함께 체계적인 중장기 전략을 세워야 할 시점이다. 효과적인 정책조합과 국제 공조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성장률 1.5% 전망…중국 4.5%·인도 6.2% 가능성
주요 선진국 대부분은 높은 금리와 부채 부담 등으로 내년 낮은 성장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1.5%의 성장률이 전망된다. 견조한 고용시장을 바탕으로 소비 지출의 영향을 받겠지만 고금리에 대한 부담이 이어진다는 것이다.유럽과 영국은 물가 하락으로 구매력이 회복돼 민간 소비가 다소 늘어나겠지만 성장 약세 기조를 반전시키기는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각각 1.1%·0.6% 성장할 전망이다. 일본은 고용·소득 환경 개선과 기업 실적 호조 등을 바탕으로 내수 위주의 성장을 이어가 경제성장률을 1.0%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정부의 경기 정상화 노력에도 부동산 리스크 장기화, 경제 주체들의 심리 위축, 대외 불확실성 확대 등을 감안해 올해보다 낮은 4.5%의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인도는 안정적인 금융·정치 환경 등의 영향으로 6.2%, 러시아는 제재 지속에 따라 1.0%, 브라질은 농산물 작황 불확실성의 여파로 1.4%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