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등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막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철회로 응수했다.
국민의힘은 9일 당초 계획한 '필리버스터'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전하며 민주당의 허를 찔렀다. 여당의 필리버스터 포기로 4박5일 간 본회의를 열려던 계획이 무산되면서 이 위원장의 탄핵소추안은 공중에 뜬 셈이 됐다. 앞서 민주당은 본회의 직전 이 위원장의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호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당이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거나 조기 종결해 탄핵안을 무산시킬 가능성 등 여러 시나리오를 충분히 예상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표결 시한이 남은 만큼 자당 출신인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신속히 추가 본회의를 열어달라고 하겠다는 방침이다. 원내 지도부는 이날 본회의 후 의장실을 찾아 '10일 본회의 개최'를 요구했다. 이에 김의장은 "양당이 협의했으면 좋겠다. 숙고해서 결정하겠다"고 답했다고 홍 원내대표는 전했다. 그러나 김 의장이 10일 본회의를 개최할 지는 미지수다. 11일부터 해외순방 일정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플랜B'로 탄핵안을 재추진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탄핵안 발의를 주도한 고민정 의원은 "11월 30일 예산안 통과를 위한 본회의가 있으니 그때 다시 탄핵안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홍 원내대표는 "(주말을 고려하면) 내일 오후 6시까지 철회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것 같다"며 "불가피한 경우 탄핵안을 철회하고 본회의가 이틀 연속으로 열리는 시점에 다시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포기하면서 민주당이 주도한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일사천리로 처리됐다. 국민의힘은 이들 법안이 통과한 것을 두고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민주당의 단독 처리를 비판하는 규탄대회를 열기도 했다.
김기현 대표는 "국민 삶과 민생 경제는 거들떠보지 않고 오로지 정쟁만 키우느라 정신없는 민주당이 또다시 탄핵 폭거, 경제 죽이기 법과 방송 영구 장악법 날치기 처리를 했다"며 "최소한의 도의도 포기해버린 참 나쁜 야당"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