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동안 KPGA를 이끈 회장은 총 16명이다. 초대 회장은 고(故) 허정구 삼양통상 명예회장이다. KPGA는 기업가 회장을 모시는 것으로 시작했다. 2대(연덕춘)를 시작으로 3·4대(박명출), 5대(김복만), 6대(한장상), 7대(이일안), 8대(홍덕산), 9대(강영일), 10대(김승학), 11대(문홍식)까지는 선수 출신이 회장에 당선됐다. 초기에는 창립 회원이 주를 이뤘다.
기업가가 다시 KPGA를 맡은 것은 12·13대 회장인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다.
선수 출신인 14대(이명하)와 행정가인 15대(전윤철)는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두 회장은 2012년 1월부터 4월까지만 회장직을 했다.
현 18대 회장은 다시 기업가다. 2020년 초 임기를 시작한 것은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의장이다. 단독으로 입후보해 회장이 됐다. 임기는 내달까지다.
제19대 KPGA 회장 선거는 2파전
임기 종료를 앞둔 KPGA는 지난 1일과 2일 양일간 제19대 회장 선거 입후보를 진행했다. 첫날은 올해 초부터 연임 의사를 밝힌 구 현 회장이 후보로 등록했다. 둘째 날은 대항마가 나타났다. 김원섭 풍산그룹 고문이 서류를 제출했다. 찬반 투표가 아닌 경선 투표로 전환됐다.구 후보는 1955년생이다. 경기고와 한국외대를 나왔다. 1983년 LG 상사 뉴욕/도쿄지사 주재원을 시작으로 1993년 세일산업 대표, 2003년 한성 대표이사 회장, 2013년 예스코 회장, 2016년 한국도시가스협회장, 2018년 예스코홀딩스 회장 등을 역임했다.
구 후보가 내놓은 공약은 △ 2027년까지 가용자금 약 400억원 확보 △ 2027년까지 대회 수 30개, 총상금 400억원, 대회당 최소 총상금 7억원 △ 2027년까지 챔피언스 투어 20개, 대회당 최소 총상금 1억5000만원 △ 1.5부 투어(가칭) 설립, 연 5개 대회 이상 개최 △ 2부 투어 참가비 인하 △ 회원 전담 조직 신설 △ 국제 위상 강화 △ 회원 협회 경영 참여다.
구 후보는 출마 선언문을 통해 "50년 역사의 KPGA가 저평가되는 상황을 개선하고자 지난 4년 쉼 없이 달렸다. 올해는 역대 최고 시즌을 보내고 있다. 운영 자금을 약 100억원 확보했다. KPGA의 가능성과 저력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연임한다면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4년 뒤에는 유능한 인사가 뜻을 펼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1962년생이다. 미국 국방외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를 졸업했다. 1989년 컨설턴트 일을 시작해 문화일보 기자, IMG 코리아 이사, J골프 본부장, Xports 본부장, 한국농구연맹 총재 특보, MK Associates 대표(2015 프레지던츠컵 토너먼트 디렉터 겸 수석 고문, 현대차그룹·효성그룹·UFC·풍산그룹·PGA 투어 자문), 풍산그룹 고문, 퍼스트티 코리아 재단 상임이사 등을 역임했다.
김 후보는 공약 전에 3가지 가치를 강조했다. 투명성, 위상 강화, 소통이다. 이를 기반으로 하는 공약은 △ 임기 중 풍산그룹 100억원 규모 후원 △ 협회 기금 건전성 확보 △ 회원 교육 시스템 선진화 △ 코리안 투어 글로벌 경쟁력 강화 △ 선수 연금 도입 △ 코리안 투어 환경 개선과 상금 증액(최소 7억원) △ 토너먼트 골프장 인증 사업 실시 △ 전문 인력 투입으로 투어 마케팅 활성화 △ 2부 투어 상금 증액 및 환경 개선 △ 챔피언스 투어 상금 증액 및 환경 개선 △ 대회 유치자 시드 폐지 △ 아시안 투어 특전 회복 △ 후원사 관리 시스템 도입 △ 회원 복지 개선 △ KPGA 역사관 재건립이다.
김 후보는 출마의 변으로 "60여 년 인생에서 스포츠를 빼면 내세울 것이 없다. 운이 좋게 가까운 곳에서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모셨다. 류 회장은 국내 골프계에서 키다리 아저씨 같은 존재다. KPGA 선수권대회 등을 위해 100억원 이상을 후원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움을 줬다. 이번에는 다르다. KPGA 미래 설계에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 의지를 받들어 낮은 곳에서 겸손하게 좀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는 데 일조하겠다. '이제는 때가 왔다'는 마음으로 미래 설계에 함께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대의원 정족수 과반이 참석해야 한다. 위임할 수 없다. 전체 유효표 중 과반 득표자가 선출된다. 기탁금 5000만원은 20% 이상 득표 시 반환된다. 20% 미만이면 투어 발전 기금으로 사용된다.
선거 관리 위원회는 5명으로 구성됐다. 위원장은 11대 회장이었던 문홍식 고문이 맡는다. 위원은 문정욱(회원), 이경철(회원), 문상현(회원), 황윤구(변호사) 씨다.
대회, 운영, 복지, 외교 중요
이번 시즌 코리안 투어는 22개 대회로 진행 중이다. 최종전(LG SIGNATURE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으로 종료된다.대회 수는 2010·2011년 18개를 시작으로 오르락내리락했다. 2012~2014년 14개, 2015년 12개, 2016년 13개, 2017년 19개, 2018년 17개, 2019년 15개, 2020년 11개(코로나19), 2021년에 이어 지난해(2022년)는 22개다.
KPGA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운영 중인 모든 투어의 수와 질이 중요하다. 회원들의 삶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협회 운영, 회원 복지도 신경 써야 한다.
외교는 지금에 멈춰있으면 안 된다. 모든 단체와 교류해야 한다. 발로 뛰고, 차로 달리고,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한다.
2023년 40주 남자골프 세계 순위(OWGR) 전 세계 대회 별 포인트를 보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샌더슨 팜스 챔피언십)는 총 168.15944점이 책정됐다.
DP 월드 투어 대회(알프레드 던힐 링크스 챔피언십)는 149.64188점, 콘 페리(PGA 2부) 투어 챔피언십은 59.88487점이다.
아시안 투어 대회(인터내셔널 시리즈 싱가포르)는 49.12859점, 챌린지(DP 월드 2부) 투어 대회(호프스 오픈 드 프로방스)는 29.28381점이다.
일본골프투어(JGTO) 대회(ACN 챔피언십 골프 토너먼트)는 25.29144점이다. 코리안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은 19.33347점을 받았다. 한국 뒤에는 아프리카 선샤인 투어, 오스트랄라시아 PGA 투어가 있다.
OWGR 점수는 곧 경쟁력이다. 메이저 대회 주관사가 즐비한 OWGR 이사회 가입은 어렵겠지만, 기술위원회 가입은 목표로 설정해야 한다.
그래야 외국 선수가 오고 싶어 하는 투어, 한국 선수가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투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