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거진 김포시 서울 편입 문제도 그렇다. 몇몇 여당의 소신 없는 정치인 발언이 일파만파 정국을 소용돌이치게 하는 모습이다. 보는 국민이나 해당 지역 주민들마저 혼돈(混沌)의 연속이다.
이런 가운데 유정복 인천시장이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라 할 수 있는 김포시 서울 편입에 관해 '정치 포퓰리즘'이라며 작심 비판했다. 조목조목 부당성도 지적했다. (아주경제 6일자 보도)
사안에 대해 여야의 첨예한 주장이 충돌하는 가운데 나온 ‘소신발언’이라 정국을 강타했다. 특히 유 시장은 총리 하마평에 오를 정도로 여당의 핵심 인물로 꼽혀온 터라 파급력이 컸다. 웬만한 철학과 소신 없이는 가능하지 않다고 해서 유 시장의 정체성이 다시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2018년 1차 남북회담이 이루어질 무렵 일화다. 당시 당대표였던 홍준표 의원이 ‘위장 평화 쇼’라 폄훼하자 곧바로 ‘제발 오버하지 좀 마시라’ 소신 발언을 해 세인의 관심을 모았다.
그런가 하면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 때 김포시 국회의원으로서 찬성을 표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유 시장은 모두 한나라당과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소신 발언을 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다.
잘 알려졌다시피 유 시장은 행시 합격 후 경기도 기획담당관을 거쳐 33대 관선 김포 군수로 재직했다. 그리고 무소속으로 민선 1기 김포군수에 당선된 뒤 시장을 거쳐 17, 18, 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국회의원 시절 농수산부 장관과 행정안전부 장관도 거쳤다.
유 시장이 자기 소신이 뚜렷한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데 김포는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를 볼 때 유 시장은 김포가 정치적 고향인 셈이다. 그만큼 김포시민들의 유 시장에 대한 애정도 깊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유 시장이 김포시 서울 편입을 강도 높게 반대한 것은 나름 이유가 있고 미래를 보는 안목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렇다고 유 시장이 누구와 협의하거나 협조를 요청받은 사실이 지금까지 없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카더라’ 같은 루머는 난무하지만 오롯이 유시장 판단으로 내놓은 소신 섞인 ‘곧은 소리’여서 김포시민들마저 서울 편입에 대한 재고(再考)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고 한다.
“다른 정파 사람이 바른 소리를 한다고 틀리는 얘기가 되고, 같은 집단 사람이 틀리는 얘기를 하는데 바른 소리가 될 수는 없다”는 경구(警句)가 있다.
이치가 이러함에도 정치판에선 반대편이 상식을 말하면 몰상식이라 여기고, 자기편이 거짓을 말하면 참이라 믿는 희한한 행태가 횡횡한다.
고장난명(孤掌難鳴)을 알고서도 메가시티 서울 정책을 들고나온 여당에 같은 여당 중진으로서 뼈있게 한마디 한 관록(貫祿)의 유정복 시장의 결기가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