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중국 증시는 모처럼 만에 상승 마감했다. 중국 민·관 모두 자본을 대거 투입해 증시 부양에 나서면서 매도세가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22.95포인트(0.78%) 상승한 2962.24, 선전성분지수는 57.93포인트(0.61%) 오른 9483.90으로 장을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 CSI300과 기술주 중심의 창업판은 각각 12.89포인트(0.37%), 15.91포인트(0.85%) 상승한 3487.13, 1880.81에 마감했다.
이는 후이진이 지난 11일 총 4억7700만 위안 규모의 4대 국유은행(공상은행·농업은행·중국은행·건설은행) 지분을 매입한 이후 2주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시장에서 직접 주식을 사들인 것이다.
국영기업과 민간기업도 잇달아 자사주 매입에 나서며 증시 부양에 힘을 보태고 있다. 둥팡차이푸망에 따르면 이날 기준 지난 6거래일 동안 상장사 32곳의 주요 주주가 지분 확대 계획을 밝혔고, 50곳은 자사주 매입 계획 및 매입 과정을 공시했다. 또한 상장사 50여곳은 지배주주 등이 주식 매도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공시를 냈다.
다만 당국이 증시 부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기 위해서는 경제 회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시보에 “과거를 비춰봤을 때 후이진의 지분 확대는 주가지수를 단기간에 끌어올릴 수 있다”면서도 “중장기 시장 동향은 경제 성장에 대한 시장의 전망에 달려 있다”고 짚었다.
실제 외국인은 7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가며 상승 폭을 제한했다. 이날 상하이·선전 증시에서 빠져나간 북향자금(北向資金·외국인 자금) 규모는 총 50억45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이 중 홍콩에서 상하이로 투자하는 후구퉁을 통해 16억8700만 위안, 홍콩에서 선전으로 투자하는 선구퉁을 통해 33억5800만 위안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부동산 리스크’가 중국 경제는 물론 증시 회복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주택 평균 거래가격은 평당 1만484위안으로,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 4월(1만2469위안)보다 16%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70대 주요 도시 가운데 신규주택 가격이 오른 곳은 최근 4개월 내 가장 적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들 도시 중 신규주택 가격이 전달보다 오른 곳은 15곳에 그친 반면, 내린 곳은 54곳에 달했다.
중국 당국이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규제를 대거 완화했지만 비구이위안발 유동성 위기로 부동산 투자 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S&P 글로벌 레이팅스는 이날 부동산 시장 침체로 내년 중국 경제 성장률이 3%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S&P 글로벌의 유티스 탄 아시아태평양 신용 조사 책임자는 보고서에서 “부동산 문제가 중국 경제 반등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짚었다.
한편, 이날 홍콩 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전장 대비 1.05% 밀린 1만6991.53으로 장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