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그룹주 어디까지 빠질까…'망연자실' 개미들

2023-10-2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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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40만원 바라보던 국민주, 3만원대로 추락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이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출석하며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이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출석하며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주'로 불리며 한때 목표 주가가 40만원대까지 제시됐던 카카오 주가가 3만원대로 하락했다. 연이은 사업 실적 부진과 계열사 최고경영진(CEO)의 모럴 해저드 논란, 창업주 김범수 전 이사회 의장까지 사법 리스크에 노출된 결과로 풀이된다. 

주가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이번 주 안으로 카카오 조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겠다고 밝히며 향후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4일 이 원장은 63컨벤션에서 열린 '금융의 날' 기념식 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문제가 된 건(카카오)에 대해서는 법인에 대한 처벌 여부 등을 적극적이고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이번 주 내에 검찰에 송치하면 저희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카카오 법인에 대한 처벌 여부에 대해서도 언급하 "법인에 대한 처벌 여부도 적극적이고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카카오 법인에 대해 처벌까지 하게 된다면 카카오뱅크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경영진이 비위 행위로 처벌받으면 법인도 함께 처벌한다는 양벌 규정이 있어 법인 처벌 여부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 주가는 3만9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대비 3.82% 올랐다. 카카오페이(2.98%), 카카오게임즈(4.33%), 에스엠(0.09%%), 카카오뱅크(0.24%) 등 장 초반 최대 5% 가까이 빠졌지만 이내 반등했다.

김 전 이사장에 대한 조사가 끝나며 관련 리스크가 해소돼 반등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카카오그룹주의 연초 주가와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카카오는 연초 대비 25.42% 빠졌다. 카카오게임즈(-46.02%), 카카오뱅크(-13.79%), 카카오페이(-29.52%) 등 관련주 모두가 두 자릿수 하락을 보였다. 

주요 계열사 모두 사업 실적이 부진했다는 점도 있지만 최고위 경영진의 경영 리스크가 주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논란이 가중될 때마다 신저가를 경신할 정도로 충격이 컸다. 

금감원 특사경은 지난 13일 시세 조종 관여 의혹이 제기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3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중 배 대표는 지난 19일 구속됐다.
 
자료최근 이슈 정리
자료=최근 이슈 정리

배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소식이 전해지자 카카오는 전날까지 6거래일째 하락을 거듭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3분기 영업이익도 10% 넘게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증권사들도 일제히 목표 주가를 10% 이상 내렸다.

수사 칼날이 김 전 의장에게 향하면서 카카오 내부에서도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검찰과 특사경은 지난 4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무실을, 8월에는 김 창업자 사무실을 각각 압수수색했다.

금감원은 이번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홍은택 카카오 대표와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를 또 한번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배 대표가 유죄 판결을 받거나 김 전 의장 혐의가 입증되면 카카오 지배구조도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코로나19로 비대면 트렌드가 이어지자 카카오는 ‘국민주’로 떠오르며 기존에 2만원대에서 1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당시 증권가는 카카오 목표 주가를 40만원대까지 올려 잡기도 했지만 비대면 분위기가 다시 사그라들자 주가는 10만원 미만에서 횡보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카카오 주식을 산 투자자 31만1583명이 입은 평균 손실률은 52.87%, 평균 단가는 10만2492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 투자자 비율은 고작 0.09%에 그쳤다. 

경영진 ‘먹튀’ 논란도 문제다. 이달 말 퇴직을 앞둔 남궁훈 전 대표는 올 상반기 카카오게임즈에 재직하면서 부여받은 카카오 스톡옵션을 1만7000원대 행사가로 두 번에 걸쳐 총 23만7754주를 팔아 시세 차익 94억3200만원을 거뒀다.

여기에 더해 계열사 경영진 중 한 사람은 법인카드로 1억원 상당 게임 아이템 결제하는 등 여전히 경영 리스크는 현재 진행형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를 둘러싼 여러 소송과 검찰과 금감원 조사가 집중되고 있고 수사 결과에 따라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카카오 주가 회복은 체질 개선과 신사업 효과가 본격화하는 내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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