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는 연 4.240~6.725%로 이는 약 한달 전인 9월 22일(3.900~6.490%)과 비교해 하단이 0.34%포인트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도 1등급·1년 만기 기준 연 4.620∼6.620%를 기록해 한달 만에 상·하단 모두 0.06%포인트씩 뛰었다. 이는 두 금리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5·1년물 금리가 상승한 영향이 컸다.
은행채는 과도한 수신 경쟁을 자제하라는 금융당국 기조 아래 발행 물량이 쏟아졌고, 이는 곧 금리 인상으로 이어졌다. 특히 최근 미국 국채금리는 긴축 장기화, 재정 적자 확대 우려 등으로 16년 만에 5%(10년 만기)를 넘었다. 이달 들어 주요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들도 어느덧 4%를 웃돌았다. 예금 등 수신금리 인상은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 인상으로 연결된다.
주담대 변동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도 4.550~7.143%를 기록해 상단과 하단이 각각 0.280%포인트, 0.044%포인트 뛰었다. 주요 준거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석 달 만에 상승 전환하면서다.
이 중 주담대는 517조8588억원에서 520조5402억원으로 2조6814억원 불었고, 지난달 1조762억원 감소했던 신용대출의 경우 이달 8871억원 오름세로 전환했다. 현재 추세대로 이달 신용대출이 계속 늘어난다면 지난 2021년 11월(3059억원) 이후 1년 11개월 만에 신용대출이 월간 기준으로 다시 증가한 것이다. 한동안 높은 금리 수준의 가계대출이 내리막길을 걸었으나, 반등세로 전환했다는 얘기다.
업계에선 긴축 완화 전망이 꺾이고, 금융당국 가계대출 억제 정책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대출금리는 당분간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말에는 주담대 최고 금리가 8%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그렇다고 제2금융권으로 피할 수도 없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의 경우 대출금리 압력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고, 고금리에 역마진까지 우려하는 저축은행들은 대출 규모를 줄이고 있다. 제도권 마지노선에 있는 대부업체들도 줄어드는 예대마진에 대출 영업을 포기하고 있다. 연체율도 심상치 않다.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 7월 말 기준 0.36%를 기록해 1년 전보다 0.17%포인트 늘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9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결정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집값 상승을 예상하고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자 부담이 금방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면 경고하겠다"면서 "금융 비용이 본인 능력 안에 있는지 판단을 본인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