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그룹은 산하 대부업체 러시앤캐시가 보유한 금전대부업 라이선스를 반납했다고 19일 밝혔다. 러시앤캐시의 매각 가능 정상채권 7351억원은 OK저축은행으로 양도됐다. 최윤 OK금융 회장은 "그룹의 모태였던 대부업 철수를 계기로 OK금융은 새로운 정통 금융에 올라서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지금과 같이 도전의 발길을 멈추지 말고 진정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앤캐시는 한때 OK금융그룹의 주축이었다. 러시앤캐시는 친근한 마스코트 캐릭터인 '무과장'을 내세워 대부업계 1위로 올라섰다. 특히 무과장은 읏맨과 함께 러시앤캐시의 대표 캐릭터로, 부정적인 대부업의 이미지를 전환하는 데에 큰 공을 세웠다. 그러나 OK금융은 지난 2014년 7월 OK저축은행의 전신인 예주·예나래저축은행 인수 조건으로 대부업 청산을 약속했다. 이에 지난 2018~2019년에 먼저 원캐싱과 미즈사랑을 청산한 OK금융은 러시앤캐시까지 정리하면서 24년 만에 대부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특히 OK금융은 오는 2024년 6월까지 대부업을 청산하겠다는 계획을 1년9개월여 앞당겼다. OK금융은 그룹이 대부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사실이 새로운 금융회사를 인수하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보고 청산 계획을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기 철수 이면에는 대부업 업황이 어려운 영향도 있다.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업계 대부용 자금 조달은 어려워졌지만, 법정최고금리는 20%에 막혀 있어 이윤이 줄어든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부업 이용자수는 최근 3년간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 100만명 아래로 내려왔는데 지난 2015년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추세다. 주로 폐업할 때 받는 손해보상보증금을 받은 대부업체도 지난 2021년 22개에서 지난해 41개로 2배가량 불어났다.
남아 있는 대부업계는 근심이 가득한 눈치다. 한때 대부업계 부동의 1위였던 산와머니도 영업을 중단했고, 업계 2위 웰컴크레디라인대부도 2021년 문을 닫았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부업 신규 대출의 경우 예년 수준의 반의반 토막이 났다"면서 "1~3위권 업체들이 영업난에 회사를 정리한 만큼, 남은 업계의 영업 환경도 더욱 보수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대부업계가 붕괴하면서 급전을 찾는 중저신용자들이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지 못해 불법사금융으로 밀려난 저신용자가 7만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부업체들이 영업을 포기하면서 자금을 구하지 못하는 이들의 행렬은 더욱 길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