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發 자본시장 격랑] 기준금리 동결됐지만…예금·대출 금리 상승 불가피

2023-10-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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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물 미국채 금리, 2007년 이후 16년 만에 4.9% 돌파

국내 은행채 금리→금융사 조달비용 연쇄상승 불가피

기업·가계, 자금조달 고민 깊어져…기업대출 잔액 증가세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지만 국내외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예금·대출 등 시중금리 오름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10년물 미국채 금리가 16년 만에 4.9%를 돌파하는 등 시중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지표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과 소비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10년물 미국채 금리는 4.966%까지 올랐다. 10년물 미국채가 4.9%를 돌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장기물 미국채 금리가 치솟는 것은 장기채권 시장에서 초과공급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6% 이상의 재정적자가 계속되면서 정부가 장기채권 발행을 늘렸지만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수요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채권은 시장 가격이 떨어질수록 금리가 상승한다.

문제는 미국채 금리가 높아지면서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은행채 등 전반적인 금리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한·미 금리 동조화 현황 및 평가’ 보고서를 통해 국내 장기채 금리가 미국 국채금리와 동조성이 높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이와 연계된 일부 대출금리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달 들어 국내 은행채는 장·단기물을 가리지 않고 급등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8일 은행채(무보증·AAA) 금리는 1년물 4.104%, 5년물 4.717%, 10년물 5.106%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평균과 비교했을 때 각각 11.1bp(1bp=0.01%포인트), 28.9bp, 34.1bp 오른 것이다. 은행채 금리 상승은 금융사 조달비용 상승 등 연쇄작용을 거쳐 예금·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미국 현지에서도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평균 금리가 2000년 이후 처음으로 8%를 돌파하는 등 시중금리가 장기물 미국채 금리 상승의 영향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만큼 주담대 금리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금융권에서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36.8%로 전망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19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금융통화위원 중 5명은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그중 1명은 가계부채가 더 악화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시중금리 상승 압박이 계속되자 기업·가계도 자금조달 계획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특히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 금리가 급등하면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자금을 조달하거나 만기가 도래한 채권을 상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의 기업대출 잔액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연체율도 빠르게 늘고 있다”며 “시중금리 상승세에 더해 주요국 기준금리마저 높아진다면 가계와 기업을 가리지 않고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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