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중국 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지난달 경제지표 부진 여파와 정책금리 동결에 더해 미·중 기술 전쟁, 중동 리스크 등 대외적인 악재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냉각된 것으로 보인다. 선전성분지수는 1만선이 붕괴됐고, 창업판지수는 2% 밀리며 모두 3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14.29포인트(0.46%) 하락한 3073.81, 선전성분지수는 143.36포인트(1.42%) 떨어진 9924.92로 장을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 CSI300과 기술주 중심의 창업판 지수는 각각 36.81포인트(1.00%), 39.88포인트(2.00%) 하락한 3626.60, 1956.72에 마감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중국 수출 통제 강화안을 이르면 이번 주 발표할 예정이라는 로이터 통신의 보도가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이 우회적으로 중국에 판매하고 있던 저성능 반도체까지 규제 대상에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스라엘이 지상군 투입을 예고하면서 확전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또한 인민은행은 이날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종전과 동일한 2.50%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과 부합하지만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잠재우진 못했다. 지난달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중국 경제 회복의 불확실성을 키웠고, 부양책 필요성이 커졌던 터다.
다만 MLF를 통해 7890억 위안(약 146조원) 규모의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만기가 도래하는 5000억 위안 규모의 MLF를 만기 연장하고 2020년 12월 이후 최대 규모인 2890억 위안(약 53조5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한 것이다. 그럼에도 위축된 투자 심리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대부분의 종목이 하락한 가운데 노광기, 메모리반도체 등 반도체 관련주가 특히 부진한 흐름을 연출했다. 여행, 미디어, 의약, 부동산 관련주의 하락 폭도 두드러졌다. 반면 가스, 석탄, 물류, 의류 관련주는 상승세를 보였고, 중동 전쟁 여파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황금 관련주에도 훈풍이 불었다. 다이어트 보조제 관련주는 이날도 강세를 이어갔다.
한편, 이날 홍콩 증시도 하락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전장 대비 0.97% 밀린 1만7640.36으로 장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