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 강화를 예고한 가운데 자국 반도체 기업이 우회적으로 판매하고 있던 저성능 반도체까지 수출 통제 대상에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수출통제 강화의 일환으로 이 같은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규제안은 연기될 가능성도 있지만 이르면 이번 주 발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수출통제 조치 발표 이후 AI용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A100과 H100 등의 중국 수출이 금지되자, 성능을 낮춘 중국 수출용 모델인 H800과 A800을 만들어 중국에 수출해 왔다.
이후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등 중국 기술기업들은 수급 가능한 저성능의 반도체를 3~4개 결합해 최첨단 반도체와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연구해 왔고, 이에 규제가 효과 없음은 물론 중국 기업의 기술력 발전을 오히려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후 화웨이가 첨단 반도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수출 통제 조치의 허점이 가시화하자 규제 대상을 저성능 반도체로 확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의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는 엔비디아의 향후 실적에 큰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6월 미국 정부가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자 엔비디아를 비롯해 인텔, 퀄컴 등 미국 반도체 업체들이 거세게 반발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추가 규제안에는 중국 기업이 해외 자회사 또는 지사를 이용해 미국산 AI 반도체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는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노트북과 같은 소비재용 반도체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