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리포트] 팝업스토어에 빠진 IT업계...인기 검증된 콘텐츠 IP로 '신장개업'

2023-10-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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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엔터·네이버웹툰, 자사 웹툰 소재로 잇단 개설하며 '문전성시'

인형·포토카드 등 관련 상품 풍성…1인 최대 결제액 100만원 넘기도

게임·이통사도 가세…단순 홍보 넘어 IP 확장 위한 새 방식으로 안착

네이버웹툰 툰 페스티벌 팝업스토어 오픈
이 기사는 2023년 9월 5일 15시 20분 이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마련된 네이버웹툰 공식 팝업스토어 툰 페스티벌 행사장을 찾은 웹툰 팬들이 캐릭터 상품을 고르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17일까지 더현대서울에서 웹툰 마루는 강쥐 냐한남자로 꾸며진 대형 팝업스토어임시매장을 운영한다 팝업스토어와 포토존 공간은 총 90여평 판매하는 상품은 507종에 이른다 202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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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더현대 서울에 마련된 네이버웹툰 공식 팝업스토어 '툰 페스티벌' 행사장을 찾은 웹툰 팬들이 캐릭터 상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보기술(IT)업계가 팝업스토어(임시매장) 개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코로나19가 잦아들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게임업계를 중심으로 팝업스토어 개설 행렬이 활발하게 이뤄져 왔다. 이런 흐름이 웹툰·웹소설 등으로도 퍼지며 올해 더욱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팝업스토어를 통해 기업들은 일차적으로 자사 브랜드 혹은 지식재산권(IP)을 홍보하고자 한다. 다만 최근에는 이미 한차례 인기를 얻은 콘텐츠 IP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팝업스토어를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 이를 통해 원작 팬들을 팝업스토어로 다시 끌어모으면서 IP 가치를 더욱 높이고, IP 선순환 효과의 한 축으로 기능한다는 평가다.
 
웹툰부터 AI 브랜드까지···팝업스토어로 알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팝업스토어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분야는 웹툰이다. 지난 5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됐던 웹소설·웹툰 '데뷔 못하면 죽는 병 걸림(데못죽)'을 토대로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2주간 팝업스토어를 연 것이 시작이다. 2주간 팝업스토어에 방문한 총인원은 1만5000여명이었고, 1인당 평균 구매 금액은 50만원에 달했다.

네이버웹툰 역시 자사 웹툰 '냐한남자'와 '마루는강쥐'를 전면에 내세워 두 차례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지난 6월 코엑스에서 연 첫 팝업스토어에는 5만5000여명의 방문객이 찾으며 성황을 이뤘다. 이후 9월에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한차례 더 열린 2차 팝업스토어에는 약 6만3000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1인당 평균 구매 금액은 약 7만2000원, 1인 최대 결제액은 106만1900원에 달했다.
 
데못죽 팝업 매장 내부 사진아주경제DB
지난 5월 서울 여의도동 더현대 서울에 마련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린 팝업스토어 내부 모습 [사진=아주경제 DB]

팝업스토어에서는 인기를 끈 웹툰과 웹소설을 활용해 제작한 다양한 상품(굿즈)들이 판매됐다. 인형과 포토카드를 비롯해 스티커·담요·스마트폰 고리·파우치·쿠션 등 다채로운 품목들이 팝업스토어를 찾은 고객 시선을 끌었다. 평균 구매 금액이 수만~수십만원대에 이르는 데서 알 수 있듯, 팝업스토어 방문객들은 한 번에 여러 개의 굿즈를 한꺼번에 구매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다 보니 팝업스토어는 IP 확장을 넘어 수익적 측면에서도 기여하고 있다.

팝업스토어 효과에 고무된 양사는 웹툰·웹소설을 소재로 한 또 다른 팝업스토어를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연내 자사 웹툰을 테마로 팝업스토어를 한차례 더 개설할 계획이다. 카카오엔터는 올해 11월 중 또 다른 자사 웹소설·웹툰인 '악녀의 문구점에 오지 마세요'를 팝업스토어로 꾸밀 계획이다.

게임업계 역시 팝업스토어에 빠졌다. 게임도 하나의 IP이니만큼,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색다른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에서다. 대표적으로 넥슨은 지난 5일 더현대 서울에 '메이플스토리 월드 투어'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메이플스토리의 인기 마을 '헤네시스'·'루디브리엄' 등으로 꾸며진 공간과 250개가 넘는 다채로운 상품을 전시해 메이플스토리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넥슨이 지난 2~15일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개설한 '블루 아카이브' 팝업스토어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크래프톤 PNC 2023 팝업스토어 사진크래프톤
크래프톤이 'PNC 2023'을 기념해 마련한 팝업스토어에서 마련한 음식 메뉴의 모습 [사진=크래프톤]

라이엇게임즈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팝업스토어를 지난 7일부터 서울 롯데월드몰에서 운영하고 있다. 5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팝업스토어는 2023 롤드컵 관련 굿즈들은 물론 LoL 캐릭터들이 곳곳에 배치돼 시선을 끌었다. 라이엇게임즈에 따르면 롤드컵 개막 이후 사흘 동안 총 1만6000여명의 팬들이 팝업스토어를 방문했다.

앞서 크래프톤도 지난달 서울 성수동 테이스트앤드테이스트에서 '배틀그라운드'를 테마로 한 팝업스토어를 개설했다. 크래프톤은 '펍지 네이션스 컵(PNC)' 개최를 기념한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메뉴와 굿즈를 팝업스토어에서 선보였다. PNC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대회 중 유일한 국가대항전으로, 올해 대회는 한국에서 열렸다.

자사 캐릭터 IP를 활용한 팝업스토어도 눈길을 끈다. 게임업체들은 최근 자사 게임 캐릭터를 모티브로 다양한 캐릭터 관련 사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넷마블은 '양파쿵야'를 내세운 팝업스토어를 지난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열었다. 서울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에 개설된 첫 번째 팝업스토어는 오픈 첫날부터 사흘 연속으로 매장 문을 열기 한참 전부터 장시간 대기하는 '오픈런'이 연출됐다. 이후 수원 갤러리아 광교점과 천안 갤러리아 센터시티점 두 곳에서 동시에 2차 팝업스토어를 선보였다.
 
KT의 Y브랜드 기반 팝업스토어 1층에는 다트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사진KT
KT가 최근 마련한 Y브랜드 기반 팝업스토어 1층에는 다트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사진=KT]

엔씨소프트 역시 자사 캐릭터 '도구리'를 내세워 지난 5월 첫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지난 9월에는 도구리의 직장생활 애환을 담은 다양한 '짤(온라인 이미지)'을 중심으로 '도구리 짤줍전' 팝업스토어를 기획하기도 했다.

이동통신사들도 팝업스토어를 통해 브랜드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는 20대 전용 브랜드인 '와이(Y)'의 팝업스토어인 'Y캠퍼스 대동제'를 대학교 인근에서 두 차례 운영했다. 지난 5월 연세대 인근 마포구 연남동에 이어 이달 초 홍익대 인근 카페를 빌려 팝업스토어를 개설했다. 'Y' 브랜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해 대학생 등 젊은 층을 고객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 역시 자사 인공지능(AI) 사업인 에이닷(A.)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8월 잠실 롯데월드에서 열흘간 'A.프렌즈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마치 친구처럼 대화할 수 있는 '감성형 AI 에이전트'인 에이닷의 특징을 살린 팝업스토어를 꾸렸다.
 
새로운 IP 확장으로 각광…백화점도 관심↑
IT업계의 팝업스토어 개설 행렬은 기본적으로 브랜드·캐릭터 등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이다.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통해 잠재 고객들과 더욱더 폭넓은 접점을 마련하려는 기업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외부 활동이 늘어난 데 발맞춘 마케팅 방식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단순 홍보 목적을 넘어 IP 확장을 위한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웹툰이나 게임 등의 IP는 드라마·영화 등으로 확장되는 경우가 많은데, 관련 업계에서 팝업스토어가 새로운 IP 확장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올해 본격적으로 팝업스토어를 꾸리고 있는 웹툰업계가 대표적이다. 웹툰 독자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을 소재로 제작된 각종 굿즈들을 구입하고, 팝업스토어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는 등의 방식으로 작품을 즐기는 경우가 많아지면서다.

팝업스토어는 원작 콘텐츠에 신규 이용자들을 늘리는 효과도 내고 있다. 지난 7월 더현대 서울에 팝업스토어를 개설해 약 2만명의 방문객을 모은 박태준만화회사 '빵빵이의 일상'은 팝업스토어 개설 전 122만명이었던 유튜브 구독자 수가 9월 들어 160만명을 돌파했다. 콘텐츠를 아직 접해 보지 않은 이용자들이 팝업스토어를 통해 유입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팝업스토어가 콘텐츠 신규 유입 이용자들을 창출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친구들과 함께 팝업스토어를 찾으면서 기존에 콘텐츠를 즐기지 않았던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유입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쇼핑몰 등 팝업스토어가 주로 들어서는 유통업체들이 팝업스토어 소재 확대에 나서면서 웹툰·게임 등 콘텐츠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는 관측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주로 화장품·패션 관련 팝업스토어나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테마로 한 팝업스토어가 많았는데, 웹툰이나 게임 등으로 소재가 확산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엑스나 더현대 서울 등의 팝업스토어 MD들도 더 다양한 콘셉트의 팝업스토어를 유치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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