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를 맞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현 정권을 둘러싼 현안 수사를 놓고 여야 간 힘겨루기가 계속됐다. 국민의힘은 대선 여론조작과 통계조작 의혹에 대한 엄정 수사를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법무부 부실 인사검증 논란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의 부당성을 거론하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책임론을 적극 부각시켰다.
이재명 수사에···野 "검찰 일방적 주장이라 기각"
법사위는 11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법무부와 대한법률구조공단,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정부법무공단, 이민정책연구원에 대해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한 장관은 “법원에서도 영장을 심사할 때 직접 증거가 부족하다고 이야기한다”며 “검찰이 유죄 확증 편향을 가지고 있다”는 권 의원 질의에 대해 “위원님이야말로 죄가 없다는 확증편향을 갖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동훈 "이균용 자료 수집만···가부 판단 안 해"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낙마 등을 거론하며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의 부실 검증 의혹에 대해서도 공세에 나섰다.
한 장관은 ‘낙마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검증을 법무부가 했느냐’는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은 자료를 수집하는 역할만 하고 가부 판단을 하지 않는다. 의견을 더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직기강비서관실로 넘기는 역할까지만 한다”며 부실 검증 논란에 선을 그었다.
후보자에 대한 비상장 주식 소유 현황이나 미신고 사실을 확인했느냐는 야당 위원들 질문에 대해서는 “특정 검증 대상에 대해 검증에 관여한 사람이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객관적인 자료 수집 업무를 통상적으로 했다”고 답변했다.
반면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전 정권에서 발생한 통계조작 의혹과 대선 여론 조작 의혹에 대한 질의를 이어갔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이 “통계조작과 관련해 감사원이 장하성·김수현·김상조·이호승 전 정책실장, 김현미 전 국토부장관, 강신욱 통계청장 등을 고발했다. 대단히 엄정한 사건이기 때문에 검찰에서 아주 치밀하고도 신중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자 한 장관은 “감사원에서 보낸 사안이라 검찰이 법에 따라 공정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같은 당 조수진 의원은 대선 여론 조작 의혹을 거론하면서 “대선 직전 윤석열 대통령과 관련한 허위 보도 의혹은 중대 범죄”라며 “(관련자들이) 사전에 조율하고 교감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장관은 “검찰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을 내놓았다.
조 의원은 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출장 수행원·경비 축소 신고’ 의혹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조 의원은 한 장관에 “미국 출장과 관련해 수행원, 예산 축소 신고 의혹이 있다”며 “독일 출장과 관련해 2022년 1월 6박 8일 출장을 다녀왔고 수행원 5명 동행, 총 6992만원을 썼다고 신고했다"고 지적했다. 한 장관은 해당 의혹에 대해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짧게 답했다.
박 의원은 의혹에 대해 “장관 재직 시 해외 출장 관련 문제 제기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며 “국외 출장 관련 수행원과 경비 등은 공무원 출장 관련 규정에 맞게 집행된 것이다. 이것을 누락하거나 축소할 어떠한 이유도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