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감에서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책임 소재를 놓고 공방이 이어졌다. 최근 빈번하게 일어난 금융권 사고와 관련해서는 관련된 금융지주와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에 대한 줄소환이 불발되면서 다소 힘 빠진 분위기가 연출됐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금융위에 대한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비상식적 상품"이라며 "가계부채에 대한 정부 우려를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기본적인 상식을 갖고 있다면 (은행이) 그러한 상품을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50년 만기 주담대 출시가 정부 책임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은행들은 대통령 공약인 50년 만기 주담대를 도입했는데 왜 우리에게 책임을 묻느냐고 이야기한다"면서 "금융당국이 문제 원인은 빼고 현재 상황을 보고 지적하는 유체 이탈 화법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가계부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정책 실패' 아니냐는 지적에도 "취약계층엔 정책자금을 공급해야 한다"며 "취약계층 보호는 우리나라만의 이슈가 아니라 국제기구도 강조하는 바"라고 반박했다.
최근 빈발하고 있는 금융사고와 관련해 금융위 조치가 대부분 내부통제 마련 의무 위반에 그쳤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법원 판결을 보면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와 적절히 관리되고 있는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며 "내부통제 제도를 마련하고 제대로 운영할 수 있게 관리할 의무까지 법으로 명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불법 계좌 개설 파문을 일으킨 DGB대구은행을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인가 문제는 법으로 심사를 하게끔 정해져 있는 요건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따라 심사할 것"이라고 원론적 방침을 밝혔다.
이날 국감은 거액 횡령 사고 등 내부통제 미비로 도마에 올랐던 금융지주와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에 대한 줄소환이 불발되면서 전반적으로 힘이 빠졌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일제히 모로코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했다.
다만 향후 금융사 내부통제 부실 문제와 관련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과 BNK경남·DGB대구은행 준법감시인이 17일 금융감독원 국감 증인으로 출석 요구를 받았다. 김응철 우리종합금융 대표는 브리지론 과다 수수료 관련 증인으로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