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주 티맵모빌리티 화물전략담당은 지난 5일 서울 중구 대신파이낸스센터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화물 사업으로만 3년 내로 1조원의 밸류(기업가치)를 가져가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미들마일이란 상용차를 활용한 내륙운송을 일컫는다. 주로 제조공장에서 물류센터나 대리점까지의 내륙운송이 이에 해당한다. 공항이나 항구 등에 도착한 물류를 내륙을 통해 곳곳으로 운송하는 것 역시 미들마일에 속한다. 이 때문에 미들마일의 대부분은 사실상 화물운송으로,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화물운송시장 규모는 약 37조원 수준이다.
티맵모빌리티의 이와 같은 자신감은 실제 관련 사업에서의 성장 속도가 빠르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티맵모빌리티는 앞서 지난 2021년 물류 스타트업인 와이엘피(YLP)를 인수한 후 이들이 운영하던 플랫폼을 올해 '티맵 화물'로 재편했다. 티맵모빌리티에 따르면 와이엘피의 매출은 지난 2021년 476억원에서 인수 이후인 2022년 1360억원으로 상승했다.
진성주 담당은 "화물 운송 시장을 보수적으로 산정했을 때, 4~5배의 PSR을 인정받는다면 기업가치 1조원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며 빠르게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티맵모빌리티는 '티맵 화물'의 강점에 대해 화주(고객사)들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들마일 시장은 화물운송을 맡기는 화주와 이를 자신의 차량으로 실어 나르는 차주, 이들을 이어주는 주선사로 구성됐다. 즉 '티맵 화물'이 주선사 역할을 하는 셈이다.
'티맵 화물' 출시 전까지 주선사 시장은 8000여개에 달하는 영세 사업자들이 각자 사업을 하는 방식이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기존의 사업 방식을 고수해, 디지털화를 통한 사업 효율화 여지가 컸다.
실제 화주들은 보다 쉽고 편리하게 최적의 차주를 찾고 운송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등 효율적인 운송에 대한 필요가 많았다. 가령 기존에는 특정 화물을 어느 정도의 가격에 보내겠다는 주문을 배차 담당자의 감에 따라 해왔는데, 화물 운송 과정에서 적재량, 날씨, 요일 등 워낙 변수가 많다 보니 담당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발생하는 비효율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알고리즘화해 보다 효율화하겠다는 것이다.
와이엘피는 이런 가운데 그나마 적극적으로 디지털화를 시도하던 주선사였다. 티맵모빌리티는 와이엘피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미들마일 사업 본격화 차원에서 와이엘피를 인수했다. 이후 지난 2월 '티맵 화물'의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고, 2분기 기준으로 티맵모빌리티 화물중개 사업 영역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며 플랫폼 정식 출시 효과를 어느 정도 봤다.
티맵모빌리티는 앞으로 자사가 보유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 역량을 활용한 실시간 최적 운임, 최적 매칭을 실현함으로써 물류비 효율화와 운영 프로세스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110만건 이상의 운송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최적 운임 모델로 높은 배차성공률 보장도 약속했다. 실제 티맵 화물의 최초 배차성공률은 94% 수준으로 그만큼 서로에게 맞는 운임을 빠르게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송지원 티맵모빌리티 티맵화물담당은 "화주들의 연간 계약 유지율이 90%를 상회하고 있고 차주와 직접 계약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1년에 100건 이상 꾸준히 운송하시는 분들과는 별도 계약을 하고 있고 그러한 비율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티맵 화물'은 화주향 서비스로 시작해 화물업계의 모든 구성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솔루션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