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금리 공포가 덮친 증시…코스피·코스닥 동반 추락

2023-10-05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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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들 팔자 공세에 6개월 상승분 일시 반납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고금리 장기화 공포가 국내 증시를 덮쳤다. 코스피는 올해 상승분을 반납하는 등 외국인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에 내려앉았다. 금리 상승세를 막을 만한 호재도 없어 회피 심리를 더욱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9.38포인트(2.41%) 내린 2405.69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29.29포인트(1.19%) 낮은 2435.78에 개장해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장중 낙폭은 -2.49%에 달했다. 코스닥도 33.62포인트(4.00%)나 떨어진 807.4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3월 27일(2409.22) 이후 반년 만에 2400선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가 크게 하락하면서 올해 상승률은 -1.87%를 기록했다. 지난달 27일까지만 해도 0.60% 상승했지만 이날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045억원, 4693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인은 코스피와 코스닥 현·선물에 대해 일제히 매도 포지션을 취하면서 증시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8거래일째 순매도 행진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발 국채 금리 상승, 달러 강세 부담과 더불어 미국 정치 불확실성 확대 등이 우려로 작용했다"며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외국인 매물 출회량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정책이 기존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국내 증시뿐만 아니라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711.06포인트(2.28%) 내린 3만526.88에 마감했다. 지난 6월 1일 이후 4개월 만에 3만1000선 아래로 밀렸다. 항셍지수와 홍콩H지수는 각각 1.24%, 1.58% 약세를 기록 중이다.

3일(현지시간)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연 4.8%를 넘어섰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8월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이 이어지자 고금리가 오래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채권 금리를 끌어올렸다.

이와 함께 노동시장 지표도 연준의 긴축 장기화 기대를 키웠다.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8월 민간기업 구인 건수는 961만건으로 전월 대비 69만건(7.7%) 증가해 시장 전망치 880만건을 웃돌았다. 미국 노동시장에서 초과 수요가 해소되지 않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선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상승을 막을 만한 재료가 현 상황에선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저항선을 한번 돌파하고 난 뒤 멈출 줄 모르고 달리고 있다"며 "이번 주 미국 ADP 고용, 공급관리자협회(ISM) 비제조업 지수, 정부 고용 데이터가 발표될 예정인데 지표의 연속성을 생각하면 이번 데이터들이 금리를 끌어내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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