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기정통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R&D 연구데이터저장소인 리포지터리 (repository)를 구축한 기관이 4대 과학기술원 중 KAIST가 유일했고 출연연의 경우 25곳 가운데 17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이를 국가연구데이터플랫폼(DataON·데이터온)에 연계한 비율 역시 극히 적었다. 데이터온이 운영된 지 4년 가까이 됐으나 이 플랫폼에 연구데이터를 연계한 출연연은 한국천문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한의학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5곳뿐이었다. 4대 과학기술원의 경우 단 한 곳도 연계하지 않았다.'데이터온'은 연구실험과정에서 생산된 데이터를 수집·관리하고, 연구자 간 데이터 공동활용과 연구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목적으로 2020년 시작된 사업이다.
연구데이터를 생산·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한 계획인 데이터관리계획(Data Management Plan, DMP) 수립도 지지부진했다고 정 의원은 덧붙였다. DMP 는 과제 수행 시 연구데이터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꼭 필요한 요소다. 과기정통부는 2019년 9월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에 DMP 정의와 제출 사항 등을 반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과기원들은 국가 R&D 과제 중 중앙행정기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경우만 DMP를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정부 지원으로 R&D 과제를 수행하는 만큼 기관들 스스로가 연구데이터를 공공자산으로 인식하고 책임감 있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정 의원은 지적했다. 다만 울산과학기술원의 경우 일부이긴 하지만 자체연구사업 29개를 대상으로 DMP를 시범 적용하는 등 개선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연구결과뿐만 아니라 연구 과정의 데이터를 개방하는 오픈사이언스 정책이 세계적 추세"라며 "우리나라도 DMP, 데이터온 등 연구데이터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연구데이터 연계·활용에 앞장서야 할 기관들의 참여가 매우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방형 연구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국가R&D과제의 대표 수행기관인 출연연과 4대 과학기술원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